[기독일보] 최근 10년간 한국의 모금규모는 3배 이상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비영리단체들의 모금활동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분야는 '고액기부'이다. 그 동안 소액기부가 꾸준히 확산된 데 비해 고액 기부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새로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고액기부자 개발을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단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고액기부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적절한 비영리단체를 찾기 어렵다, 차라리 내 이름으로 새로운 재단을 만드는 것이 낫다"고 호소한다.
고액 모금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모금 실무자라면 26일 발간된 아름다운재단(이사장 예종석)의 8번째 기부문화총서 <기부자의 7가지 얼굴>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994년 발간된 이 책은 모금마케팅 분야의 고전이다. 자산관리 컨설팅기관 대표인 러스 앨런 프린스와 코네티컷대학 마케팅 부교수인 캐런 마루 파일은 미국의 고액기부자 218명을 조사한 뒤 유형을 분석했다.
공동체주의자·투자자·사교가·보은자·노블리스·신앙인·이타주의자 등의 7가지 기부자들은 각자의 동기에 따라 비영리단체 참여 방식이나 평가 기준, 기대치 등이 서로 다르다. 따라서 이들의 기부를 끌어낼 수 있는 모금 제안서나 언어 표현, 프로그램, 소통 방식 등도 각각 다르다.
책의 가장 큰 강점은 고액기부자를 '고액'이 아닌 '기부자'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기부자들이 비영리의 중심적인 지지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비영리단체는 기부자를 중심으로 장기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이 같은 분석틀은 이후 모금선진국에서 기부자 이해의 기본모델로 자리잡았다. 미국과 영국의 대표적 모금단체들은 이 책에 영향을 받아 유형별 기부자 조사와 그에 따른 모금전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기부자의 7가지 얼굴>은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등 등 전국의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날 수 있다. 한편 아름다운재단은 이번 기부문화총서 신간 출판을 기념해 오는 2월 고액기부 모금 관련 강연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