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새길기독사회문화원은 지난 24일 '최근 북한사회의 변화 - 김정은 체제의 북한 현실과 미래조망'을 주제로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김진향 박사를 초청해 강연회를 진행했다.
강사로 나선 김진향 박사는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 객원연구위원(2002-2004),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기획실 행정관(2004-2004), 대통령비서실 안보정책실 남북관계/대북정책 연구(2004-2005),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실 통일/외교/안보부처 비서관(2005-2007),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 기업지원부 부장(2008-2011), (주)케이즈원 개성공단 공동대표(2013-2014), 한반도평화경제연구소 소장(2013-2014)을 역임했으며 현재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연구교수로 있다.
김 박사는 "저는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잘때까지 남북관계만 생각한다"며 "근원적 불행의 구조인 분단 때문에 평화만 생각한다. 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7000만의 문제, 물리적 충돌이 가면 동북아의 문제, 세계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분단 체제는 비정상적 체제다. 적대적 분단 체제에서 남북 관계는 진리와 사실의 영역이 될 수 없었다. 전쟁 중인 상황 속에서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 모든 가치판단은 죽고 죽이는 이분법적 흑백논리의 관점에서 볼 수 밖에 없었다. 언제 터질지 모른다"며 "이것을 극복하고 평화로 가야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화와 통일의 과정이 전쟁적 관념이라면 지금처럼 가면 된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삶을 너무 불행의 구조로 몰아가더라는 것이다"며 "분단 70년이다. 전세계 모든 사람들은 '너네들 왜 그렇게 사냐. 왜 그렇게 싸우는지 모르겠어"하고 물어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 4강 대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국익의 전쟁이다. 한반도의 평화를 국익적 관점에서 주변 국가는 원하는가?" 질문하며 "지금 온전한 모습인가? 지금 온전하다면 좀더 온전한 세상으로 갈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엄청 떨어져 있으면 모르겠는데 남과 북은 늘 같이 있다. 0.5와 0.5가 어떻게든 만날 수 밖에 없다. 어떤 측면에서는 한쪽은 썩고 있는데 한쪽은 온전하겠나? 같이 공멸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결국 행복은 관계 속에 자존감이다. 경제 결정론적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전쟁의 폐허에서 산 분들에게는 피눈물나는 세월이었고 오로지 먹고 사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국민총소득이 1만-1만5천불을 넘어가면 경제적 행복과 사람의 행복은 연관이 없다. 이스트린의 법칙이다. 미국의 행복지수가 죽 올라가다가 1만5천을 넘어가는 순간 죽 떨어졌다. 서구 유럽도 그 많은 사례들 보면서 요즘은 GNP, GDP가 아닌 GNH(국민행복지수)를 많이 본다. 먹고 살만 하면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내 자존감이 고양되는 것, 책을 읽다가 자존감이 커져가는 순간 행복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어려서부터 경쟁과 적대를 교육받아왔다. 나쁜 놈들이니까 적대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단체제는 불행할 수 밖에 없다. 국가적 차원에서 적대고 전쟁이니..."라며 "북한을 바라바는 극복의 논리, 적대의 논리가 우리를 잡아가두고 불행하게 한다"고 말했다.
김진향 박사는 이어 "북한학자로서 제가 좌절한 것은 이런 것이다. 개성에서 4년간 있으면서 '안 무너지는구나' 하는 것을 봤다. 적대적 분단 체제 속에서 우리는 무너져주기를 바랬다. 무너질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이게 일반화의 오류다. 대한민국이 무너지는가?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보자. 그들이 '헐벗고 굶주렸대'라고 말하지만 아닐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빠지지 말아야 될 것이 일반화의 오류다. 그것이 북한의 다는 아니다. 헐벗고 굶주린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 아니다. 특수의 모습이다. 서울역에 있는 걸인이 일반적인 모습인가?" 질문하며 "북측은 매우 못 사는 나라다. 우리보다 아주 못 사는 나라다. 못 산다의 기준은 경제적 지표다. 그렇다고 손가락질 받을 대상이어야 하는가? 그들은 손가락질 하는 순간 분노한다. 개성에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은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북측 경제지표를 설명하며 "북한은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국가 데이터 발표를 안하지만 2014 우리 통계청 발표 를 보면 1990년 북측이 경제규모 대외무역규모를 조사한 이후 최대 성장이 2013년 있었다. 전세계에 주재관이 나가있는 코트라가 주재나라에서 북측과 그 나라의 교역규모를 합산해보니 2013년 통계가 그랬다. 우리 추정추산하는 것은 간접적으로 모은 것이고 공식적인 것은 없다"며 한 외신 기자는 2013년 평양의 풍경을 보며 "예전에 괜찮을 때보다 더 잘 입고 더 만족하고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덧붙여 평양의 대동강 택시에 대해 소개하며 "시민들이 깔끔한 외모와 친절한 봉사 때문에 대동강 택시만 이용한다"며 "사회주의 사회는 서비스 사업이 없지만 이제는 이런 것도 나왔다"며 제도를 바꾸고 있다고 했다.
김 박사는 "정말 두려운 것은 우리 사회가 북한에 대한 총체적 무지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북한을 극복의 대상으로 보고 휴전선 위쪽을 붉은색 셀로판지를 놓고 보면 실체를 볼 수 없다. 북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총체적 무지는 정세 오판과 정책 실패로 귀결된다. 실질적으로 만나온 입장에서는 북에 대한 총체적 무지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며 "언젠가부터 북한을 온전히 알려는 노력 자체가 금기 가됐다. 그러나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제대로 알긴 알아야 하지 않겠나? 실체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쉽게 체제와 제도가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 말은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다"며 "북한에서는 '월급 더 줄게, 추가 근무하라'고 하면 기분 나빠한다. 북측에다 돈돈돈 하지 마라. 효율만 계속 이야기한면 안된다. 자본주의형 인간형과 사회주의형 인간형이 다르다. 북한도 많이 변화되고 있지만 일을 분발시키는 방법이 거기는 정치도덕적 고취다. 그것을 우선시해야 되고 인센티브는 부차적 방법이다. 저는 그것이 옳고 그름이 아니라 '다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한 것처럼 체화해야 한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마음과 마음의 신뢰다. '우리는 공장의 한 가족이야' 개념만 성립되면 개성공장에 남측 직원 한명 없어도 맡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김진향 박사는 "현대전에 있어서 핵은 쓸 수 없는 무기다. 다 죽기 때문이다. 지금의 핵은 2차 세계대전때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그런 핵이 아니다. 터지면 다 죽는다. 무서운 현실이다"며 "핵 필요 없이 휴전선을 중심으로 재래식 무기만 하더라도 한국전쟁의 10배 정도 화력이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생화학전 , 화학전, 생물학 무기도 있다. 남측의 무기 수준이 열악하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도 별 의미는 없다. 핵무기가 사용되면 공멸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모든 것의 해답은 평화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휴전선이 한 순간 없어져 새로운 대통령을 뽑고 이런 흡수통일이 기분은 좋다. 그러나 공멸이다. 2500만을 6500-7000불 수준으로 몇년간 먹여살린다는 것은 재앙이고 불가능하다"며 "지금 북한이탈주민 2만5천명 중 국내에 없는 만명을 제외한 나머지 만오천명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심각하다. 그들은 엄청난 불만감을 표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온전한 대북정책, 대북인식이 사회문화적으로 없다. 또한 다문화정책은 있어도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온전한 접근이 없다"며 "제가 가장 많이 하는 것이 북한이탈주민을 만나서 상담하는 것인데 그들은 엄청난 정체성의 혼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의 개념은 평화다. 기존에 남북 이합의했던 것도 평화다. 그 수십년의 과정을 통일로 보는 것이다. 우리가 불행해지는 통일은 해서는 안된다 지금보다 좀더 나은 삶과 행복을 위해서 해야한다. 그런 통일의 방향으로 가야한다. 그건 평화다"며 "6.15공동서한 2안에 있는 합의가 그것이다. 화해협력-남북연합-완전통일. 이것은 지금도 유효하다. 오랜기간 평화의 기간을 거쳐서 남북이 이해됐을때 통일로 가자는 것이다. 흡수통일론에서는 통일비용이 필요하지만 기존 합의로는 한푼도 필요없다"고 말했다.
덧붙여 "남과 북이 상호존중하는 순간 통일이 시작되는 것이다 "며 또한 "개성공단에서 4년 근무했는데 남북경협은 '윈윈'이다. 남에는 제2의 한강의 기적, 북측에는 대동강의 기적을 가능케한다 적대만 내리면 된다.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골드막삭스는 남북이 화해협력이 되면 2030년에는 G3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OECD는 분단이 계속 가면 남측은 인구가 줄어 들어서 경제가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금 삼성, IT, 다 내리막이다. 지난 10년 떠받을었던 기계, 조선도 다 뺏겼다"며 "그러나 북측 지하자원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걸 우리가 가서 캐면 된다. 북측의 말로는 전체 지하자원 규모가 16경이라고 한다. 그리고 북은 개발을 안하고 묻어 놨지만 석유가 난다. 북측 석유 문제는 중국이나 러시아만이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봉쇄가 있는 한 누구도 북한에 들어가서 손을 못댄다. 그것을 감수하고 들어가서 하면 할 수있을 것이다. 희토류(稀土類, Rare Earth Elements)의 문제는 북미간의 적대관계를 풀수 있는 키포인트가 될 수 있다. 희토류는 수십개의 희귀광물들의 연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하자원 문제는 대한민국 경제가 남북 민족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히든카드다. 지금은 단순 협력만 해도 경제가 폭발한다"며 "또 합의만 하면 부산에서 시베리아까지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다. 정치적 결단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