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정명훈(사진)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에 대한 의혹이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고 서울시시 감사관실이 23일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정 예술감독과 재계약을 못할만큼 큰 문제는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말 임기가 만료된 정 예술감독과 계약을 임시로 1년 연장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결과에 따라 문제가 된 내용을 보완해 계약서를 수정하고 정 예술감독과 내년에 정식으로 재계약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새 계약서에 담기게 될 정 예술감독에 대한 보수와 처우 등에 관심이 쏠린다.

정 예술감독은 상임지휘자 겸 음악감독으로 임명된 2005년 이후 9년간 서울시향으로부터 140억원을 받았다. 1년에 15억원 가량 가져간 셈이다.

실제 정 예술감독의 명성에 비하면 그가 받는 돈은 많다고 할 수 없다. 미국 오케스트라정보사이트(adaptistration)와 LA타임스 등에 따르면 2011·2012 시즌에 시카고 심포니의 리카르도 무티 217만 달러(약 24억원),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마이클 틸슨 토마스가 203만 달러(22억원) 등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정 예술감독이 과연 무티와 토마스 같은 세계적인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영국의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평론가인 노먼 레브레히트가 지난 7월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칼럼을 보면 어느정도 가늠이 가능하다. 그는 이탈리아에서는 법에 의해 지휘자들이 1회 공연에 최대 2만5000유로(약 3300만원)까지만 받을 수 있다면서 정명훈과 무티 등이 최고등급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향과 정 예술감독의 계약은 2005년에 1년간 예술고문으로 계약한 후 2006년부터는 매 3년 단위로 해왔다. 시 감사관실은 "계약내용 중 보수 및 처우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고액 연봉 논란이 지속돼 시의회 등의 지적에 따라 많은 부분이 개선됐으나 아직까지 일부 내용은 추가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입장이다.

최근 계약서(2012~14년)상 개선돼야 할 내용으로는 ▲ 예술감독의 보수를 매년 전년도의 5%씩 일률적으로 인상하는 부분, ▲ 예술감독에게 제공되는 항공권(매회 퍼스트클래스 2매)을 본인 외에도 추가로 1매 지급하고 있는 것, ▲ 예술감독과의 재계약 갱신기간이 짧은 것, ▲ 지휘료를 본인이 지정하는 계좌로 입금이 가능하게 돼 있는 것 등이 지적됐다.

정 예술감독은 서울시향의 유료 관객 점유율을 2.4배 올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 그가 서울시향의 예술감독으로 임명되기 전 점유율은 38.9%였으나 지난해에는 92.9%를 기록했다.

이런 점들이 인정되나 아직 국내 클래식계 저변이 넓지 않고, 서울시민 세금이 지원되는만큼 일반 대중이 느끼기에는 다소 큰 금액이라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시 감사관은 정 예술감독이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 상임지휘자인 프란츠 뵐저 뫼스트의 사임 이후 객원지휘자 요청을 수락하면서 이 단체의 일정과 중복된 작년 12월 국내 서울시향 공연 일정을 변경한 것을 확인했다. 정 예술감독은 서울시향의 공연을 주최한 단체와 상의한 후 변경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서울시향 사무국과 협의 후 공연일정을 확정했다고 해명했다.

시 감사관실은 2006~2014년까지 정 감독이 서울시향에서 290여 회 공연을 했으며 공연일정을 변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2013년 초 국내 체류기간 중 몸이 불편해 공연을 취소한 적이 있으나 그 외 차질을 빚은 적은 없다는 것이다.

정 예술감독은 2009년 8월 비영리재단인 '미라클 오브 뮤직'(MOM)을 설립해 현재까지 무보수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2013년 8월 서울시향 대표이사로부터 겸직승인을 받았다.

시 감사관실은 정 예술감독의 계약서에서 외부출연 및 이중계약·겸직금지 규정이 불명확한 점 등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했다.

현재 계약서에는 국내에서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만 겸직할 수 없도록 규정됐다. 국외에서 겸직금지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으나 서울시향 운영규정 제8조(겸직금지)의 단서조항인 '국외에서의 겸직은 예외로 한다'는 규정을 적용, 국외에서의 겸직을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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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예술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