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2015년 새해를 맞아 특별한 복을 건네며, 생명을 살리게 된 주인공이 있다.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50대 남성인 이득만 씨(59세, 제주도)가 21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얼굴도 모르는 타인에게 자신의 신장 하나를 기증한다고 밝혔다.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는 이 씨는 현재 택시를 운전하며, 누구보다 생명의 소중함을 잘 알기에 오랜 시간 장기기증 홍보활동을 펼쳐왔다. 20년 전, 자신의 생명을 살려준 이웃들의 따뜻한 손길을 기억하며 올해 첫 신장기증인이 될 이 씨는 생면부지 환우에게 특별한 새해 인사를 건네게 됐다.
"목숨을 잃을 뻔한 저를 살려주신 분들은 바로 제 주변의 이웃이었습니다."
20년 전, 평소 위장이 좋지 않았던 이 씨는 다니던 직장에서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지게 됐다. 갑작스럽게 쓰러진 이 씨를 당시 직장 동료와 사장님이 발견하고, 1시간이 넘는 거리에 있는 병원까지 직접 데려가 입원시켰다. 위에 천공이 생겨 긴급하게 위 절제 수술을 받아야 된다는 진단을 받은 이 씨는 사실 수술비조차 마련하지 못할 상황이었다.
"위에 천공이 생긴 긴급환자는 동네의 작은 병원에서 받아주질 않아요. 그래서 이 병원, 저 병원을 옮기다 1시간이 넘는 거리에 있는 병원까지 저를 데려다 주셔서 목숨을 부지하게 되었어요. 뿐만 아니라, 수술비까지 사장님이 직접 기부해주셔서, 제 생명을 다시 되찾게 되었죠."
인생에서 가장 도움을 필요했던 순간, 이웃이 건넨 따뜻한 손길로 생명을 되찾게 됐다는 이 씨는 그 때부터 받은 사랑을 나누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장기기증이라는 특별한 나눔을 알게 된 이 씨는 본부를 통해 사후 장기기증 서약을 실천했다. 그리고 지난 2009년, 경제적, 육체적 어려움을 겪고 있을 장기부전 환우들의 안타까운 상황을 접하고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우들을 위한 후원에도 참여하게 됐다.
또, 그는 최근 독거노인을 위한 반찬나르기, 정신요양원 목욕봉사 등등의 봉사활동을 통해 이웃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하고 있었다.
2013년, 제주특별자치도는 본부와의 협약을 통해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했고, 그 해 '9월 9일은 장기기증의 날'을 지정하는 조례를 개정하기도 했다.
이렇게 각 언론매체를 통해 제주도의 장기기증 운동이 활발하게 시작된다는 소식을 들은 이 씨는 자신도 무언가 일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씨는 그 첫 번째로 본부에서 발행한 초록리본 차량용 스티커를 택시에 부착하고, 장기기증 홍보물을 택시에 비치하며 스스로 장기기증 홍보대사가 되어 승객들에게 장기기증의 소중함을 전해왔다.
"승객들에게 늘 말로만 장기기증을 홍보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 이젠 제가 직접 생명을 나누고 난 후 경험담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생명나눔의 소중함을 전해야죠."
한편, 이득만 씨를 통해 새 생명을 선물 받게 된 이식인은 40대 여성인 이 모 씨다. 지난 2003년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중환자실에 실려가 사경을 헤매다 깨어난 그녀는 루프스 합병증으로 급성 신부전증을 진단받게 됐다. 그 후 혈액투석을 받으며 투병생활을 해온 그녀는 올해 기적적으로 신장이식을 받게 됐다.
특히 이 모 씨는 "제게도 이런 기적이 찾아왔다. 그리고 기증자가 나타났다고 전화를 받은 순간부터 감사함과 설렘을 갖고 신장이식 수술 날짜만 손꼽아 기다려왔다. 생명을 선물해 주신 그 분을 위해 평생 기도하며 살겠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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