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운 김정일의 사망에 대해 교계 관계자들과 북한 관련 사역자들은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한국교회의 기도와 정치권의 일치된 대응을 주문했다.
서경석 목사(기독교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는 사망 소식에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방법은 우리의 생각과 상상을 초월한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다”는 짧은 소감을 남겼다.
김인환 감독(미래목회포럼 전 대표회장)은 “개인에게는 안됐지만 조국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역사의 장이 펼쳐지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정치권을 향해 “모든 정당이 힘을 하나로 모아 지혜를 발휘해 통일의 길을 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용희 교수(에스더기도운동)는 “첫째, 북한이 하나님 은혜 가운데 올바른 정권을 세울 수 있도록 기도하면 좋겠다”며 “올바른 정권이란 신앙의 자유가 보장받고 기본적인 자유와 인권, 생명이 보장되면서 외부에서도 도움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두번째로는 “중국의 개입으로 남북통일에 장애가 생기거나 북한의 중국화가 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한다”며 “조·중동맹에 의해 혼란과 분쟁이 생길 경우 중국군이 주한미군처럼 북한에 들어갈 수 있는데, 이번에는 한번 들어가면 치안유지 명목으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커 자칫 북한이 ‘동북4성’화돼 티베트처럼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남한 지도부에 지혜롭고 좋은 마음을 주셔서 합리적인 통일의 단계로 이번 사태를 풀어갈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권면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하나님 주신 좋은 기회인 줄로 알고 깨어 기도하면서 북한 선교에 대한 마음을 갖는 것이 필요한 때”라며 “국민들도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하고, 지도부들도 잘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김창범 목사(손과마음선교회 사무총장)는 “모든 인간의 생명을 하나님께서 주관하시듯 김정일의 죽음도 하나님의 뜻”이라며 “우리 한국교회는 그동안 북한 선교를 위해 쌓아온 여러 노력들을 기초로 북한 주민들을 위해 더 강력하게 나서야 하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이제까지는 모든 것이 강압적으로 엄중한 감시가 이뤄짐으로써 체제를 유지했지만 권력의 공백이 생겼으므로 빈틈이 생길 수밖에 없고 상당한 혼란이 있을 것”이라며 “주민들도 굉장히 혼란스러울텐데, 이런 때일수록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일 이후 변화되는 여러 상황들을 가능하면 빨리 알려줄 필요가 있고, 특히 라디오 매체 등을 통해 자유와 복음의 소식을 북한 동포들에게 다양하게 집어넣을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탈북자 출신인 강철호 목사(새터교회)는 “독재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주고 북한 전체를 감옥처럼 만든 사람이 죽어 탈북자들은 문자나 전화가 빗발치는 등 모두 기뻐하면서 ‘우리가 이제 갈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나, 좋은 날이 오지 않겠나’는 덕담을 나누고 있다”면서도 “이제 북한 사회에 통제기능이 사라져 혼란이 가중될텐데, 우리는 혼란을 줄여 한반도에 전쟁이라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베드로 목사(북한인권단체연합회 사무총장)는 “북한이 지금까지 김정은 세습을 준비해 왔는데, 김정일의 사망 이후 후계체제를 강화하려는 군부 측에 대해 내부 주민들의 동요가 일어나면서 갈등이 시작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탈북자도 속출할텐데, 걱정스러운 점은 김정은이 ‘탈북자는 역적이니 다 죽이라’고 지시한 적이 있는 만큼 외교부 차원에서 북한 주민들의 생존과 탈북자들의 인도적 보호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목사는 “북한인권단체들을 대상으로 긴급회의를 소집해 향후 북한인권 정책을 어떻게 대처할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규호 목사(기독교사회책임 사무총장)는 “이번 사태로 북한의 고립정책이 개방정책으로 전환되고, 통일의 좋은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며 “강성대국을 만들겠다던 김정일의 말로가 결국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주민이 굶어죽는 나라였음을 볼 때 북한이 진정 살 길은 개혁·개방임을 깨닫고 북하나 지도부가 전향적으로 정책을 전환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북한전문가 강동완 박사(동아대 정외과 교수, 전 통일연구원)는 “발표된 장례위원 명단을 보면 김정은 체제로 정리되는 것 같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장례식까지 10여일간을 예의주시하면서 좀더 지켜봐야 한다”며 “애기봉 등탑 등으로 남북간 군사관계가 악화되리라 예상했는데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섣부른 예측을 경계했다. 강 박사는 “미국 입장에서는 대북지원도 발표하고 핵 우라늄 농축 중단도 요구한 상황에서 당혹스러울 것”이라고도 했다.
유관지 목사(북한교회연구원장)는 “김일성 사망 때도 그랬지만 그도 한 영혼인데 죽는 문제에 긍정적인 답을 찾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돼 안타깝다”면서도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다들 놀라고 정부 부처도 당황하는 걸 보면서 우리의 준비가 미흡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유 목사는 “김정은이 아직 어리고 권력이양 준비도 돼 있지 않은 상태에다 탈북민들도 ‘그깟 어린애’라고 하는 상황이라 긍정적인 전망은 힘들지 않겠나”며 “김정일이 연착륙을 시켜놓지 못해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