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OB맥주가 남한강 물을 취수해 36년간 맥주를 만들면서도 사용료를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경기도의회 양근서(새정치민주연합·안산6) 의원에 따르면 OB맥주는 지난 1976년 이천공장을 준공하고 한강홍수통제소로부터 1일 3만5000㎥의 공업용 하천수 사용허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OB맥주는 경기 여주시 능서면 왕대리의 남한강 취수정에서 이천공장까지 18㎞ 길이의 송수관로로 하천수를 끌어와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OB맥주 이천공장이 지난 39년 동안 사용한 하천수에 대한 사용료는 공업용수의 t당 가격 50원씩 1일 175만원, 연간 6억3875만원, 39년간 24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OB맥주는 하천수 사용료를 납부하지 않다가 지난달 말 여주시가 사용료를 부과하자 지난 9일 2009∼2010년 2년치 사용요금 12억2000여만원만 납부했다.
경기도는 이달 안에 여주시를 통해 2011~2014년 사용료를 징수할 계획이지만 2009년 이전 사용료는 지방재정법에 명시된 소멸시효 5년이 지나 받을 수 없게 됐다.
OB맥주 관계자는 "'댐 건설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서 댐 건설 이전에 하천 점용허가를 받아 하천수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사용료를 면제하도록 하고 있어 납부 의무가 없다"며 "이천공장은 충주댐 건설(1986년) 이전에 취수를 시작했기 때문에 사용료가 면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국의 행정절차를 존중해 처음 고지된 금액을 기한 내에 전액 납부했고, 앞으로도 사용료의 부과근거와 금액의 적정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근서 의원은 "국토해양부 등에 확인한 결과 댐건설법의 해당 조항은 이미 사용료를 내는 하천수 사용자에 대한 댐 용수 사용료 이중부과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OB맥주는 댐 사용료는 물론 하천수 사용료도 납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했다.
그는 이어 "일반 서민 가정이 전기나 수도요금을 연체하면 단전 단수조치까지 취하는 현실에 반해 대기업인 OB맥주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 200억원에 달하는 물값을 부과하지 않는 특혜를 줬다"며 "200억원의 세수입을 사실상 탕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남경필 지사는 이처럼 어이없는 일이 무지와 깜깜이 행정에 의한 것인지 수십년간의 유착에 의한 것인지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며 "동시에 또 다른 사례는 없는지 경기도 하천수 사용 현황에 일제 조사를 벌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