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한국은행과 주요 경제전문기관들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함에 따라 4년 연속 세수 부족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16일 기획재정부, 한은, 주요 경제전문기관들에 따르면 올해 우리 경제가 4% 성장하는 것을 전제로 세수 목표를 잡았지만 주요 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치는 대부분 3% 중반에 그쳐 세금 수입은 당초 예상보다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세 수입은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에 연동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4.0%, 물가상승률 2.1%를 예상했다. 경상성장률 6.1%를 전제로 221조1000억원의 세금을 걷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재부는 지난해 12월 성장률 전망치를 3.8%로 0.2%포인트 낮췄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국은행을 비롯한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보다는 훨씬 높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4%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5%로 조정했고, 경제회복 속도에 따라 3.0% 초반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5%, HSBC는 3.1%, 무디스는 3.4%, 현대경제연구원은 3.6%로 예상했다.
이처럼 성장률이 정부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4년 연속 '세수 펑크'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경기 부진 여파로 세수 부족 규모는 지난 2012년 2조8000억원에서 2013년에는 8조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에도 세수 부족 규모가 10~15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경상성장률 5.6%를 전제로 올해 국세수입이 218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 예산안에서 제시된 국세수입(221조1000억원)보다 약 3조원 가량 부족한 것이다. 만약 올해 경상성장률이 한국은행의 전망치(5.3%) 수준으로 떨어질 경우 세수 결손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경기와 세수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한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경상성장률을 6%대로 봤는데 우리는 5% 내외(경제성장률 3.5%, 물가상승률 1.8%)로 보고 있다"며 "올해 국세수입 목표가 221조원 정도인데 올해가 워낙 안 좋아서 그 기저효과로 내년에도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정부는 당초 전망치를 수정할만한 요인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찬우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한은과 기재부 모두 회복 속도에는 차이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한은은 정부가 내놓은 각종 정책의 효과를 크게 반영하지 않았고 기재부는 좀 더 많이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0.2%포인트의 경제성장률 하락은 세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며 "세수는 소비, 투자, 환율 등에 다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으로 예산안과 크게 괴리가 생긴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