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5일 월성 원전 1호기의 계속운전 여부를 심사했으나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하고 차기 회의에서 다시 논의키로 정했다.
원안위 측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월성 1호기 계속운전 허가안에 대해 차기 회의에 재상정해 논의하기로 했습니다"라고 알렸다. 월성 1호기는 지난 2012년 11월 설계수명 30년을 맞아 가동을 중지하고 3년여 동안 계속운전을 위한 심사를 받아왔다.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 따르면 월성 1호기는 지질과 해일 등 극한의 재난에도 불구하고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어 재가동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간검증단은 32건의 안전 개선사항이 도출됐고 도출된 개선사항이 이행돼야 월성 1호기의 안전운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이 같은 입장 차이로 인해 원안위 심사는 오전 10시께 시작돼 오후 8시까지 이어졌지만 결국 다음달 회의로 결정이 연기됐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 측이 설계수명이 끝난 월성 1호기를 10년간 추가로 운영할 뜻을 비치면서 시민단체와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은 이날 원안위가 입주한 서울 광화문 KT사옥 앞에서 연장 반대 시위를 벌였다.
한수원 측은 계속 운전하더라도 그동안 꾸준히 설비를 개선해 왔기 때문에 원전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외국에서도 설계수명이 지난 뒤 안전성 확보를 조건으로 계속 가동하는 원전이 많이 있다는 점을 사례로 들고 있다.
이날 회의를 참관한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은 자신의 SNS에 "참석한 위원은 지진 단층에 관한 자료가 없다는 사실을 실토했다"며 "뿐 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지질 정보는 1960~1970년대 자료라서 이를 바탕으로 지진 정보를 도출할 수 없다는 고급 정보를 밝혔다"고 전했다. 원전 지역의 지진 정보가 확실하지 않은데 원전이 안전하다는 한수원의 주장이 잘못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원전의 수명 연장 문제를 수명 만료시기가 임박해서 떠밀리듯 검토할 것이 아니라 10년 전부터 안전성과 경제성,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평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