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포화 상태다. 나만은 개척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는데 주님은 나를 개척이라는 자리로 인도하셨다. 개척교회 목사님들이 얼마나 힘들게 고생하시는지 사역의 현장에서 직접 보아 왔다.
청년 때 정능에서 선교원 교사로 있었다. 사모님은 질병으로 돌아가시고 3명의 딸과 함께 지하에 교회와 선교원을 세우셨다. 순수하고 때 묻지 않았던 나는 매일 목사님과 동네를 돌았던 기억이 난다. 지하지만 그 시대는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이 많아 그래도 선교원이 잘 운영이 되었다.
등록한 성도는 없었지만 나는 그곳에서 연단을 크게 받았다. 목사님은 40일 금식 기도를 2번이나 하러 기도원을 올라가신 것이다. 신학도 하지 않은 나에게 강단을 다 맡겨 버리시고. 책을 사다가 설교했던 기억이 난다. 새벽기도 수요예배 주일 강단까지. 이웃의 성도들이 새벽기도에 동참해 주셨다.
사택을 가보니 산꼭대기 작은방에서 가난하게 사시고 계셨고 주일날은 라면만 먹고 지냈다. 그만큼 열악한 환경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환경이 좋은 것도 아닌데 선교원이 운영되었다는 것이 놀랍다. 사례비도 작지 않게 받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목사님을 철저하게 돕는 것을 보고 얼마나 놀랬는지 모른다. 아 정말 주님이 살아계시는 구나. 계란. 쌀. 돈 봉투 등. 세밀하게 도우시는 하나님을 경험했다.
나는 그 곳에서 왜 저렇게 공부도 많이 하시고 운전도 하시고 똑똑하신 분이 이렇게 고생하며 이 길을 가고 있는가! 질문하면서 복음이 무엇인지! 사명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40일 금식기도를 마치시고 몸이 바짝 마르신 목사님이 교회 앞에 무릎 꿇고 우는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날 "김 선생님은 하나님의 종으로 쓰실 겁니다" 말씀하셨는데 나는 그때 웃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고 그분의 말씀대로 나는 목사가 되었다.
개척하고 경험하는 하루 하루가 얼마나 나를 감옥 속에 가두기도 하고, 때로는 사단이 조롱하기도 하고 나로 인해 모인 성도들을 생각하며 얼마나 미안하고, 죄송한지 내 안에 마음과 싸우며 지내고 있다. 그러다가도 어디서 힘이 솟았는지, 갑자기 꿈이 생기고, 용기가 나고. 주님과 씨름하며 인내하며 나아가고 있다.
어려운 시절 함께했던 목사님을 떠 올리며 위로를 받는다. 나는 거기에 비하면 하늘의 복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욕심은 참으로 끝도 없음을 느낀다. 그래서 정말 마음을 비우고 겸손하게 목회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다 내려놓고 주만 바라보기로 결단한 개척의 길은 험난하고 쉽지 않다.
지금의 한국교회가 도덕성을 상실하고 위태하게 걸어가고 있지만 "너만은 제발 그러지 마라....착하게 목회하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이 가득한 성도로 세워가라" "그러면 된다" 주님은 나에게 말씀하신다. 그래서 나는 "착한 그리스도인"을 목표로 삼고 걸어 가고자 한다. 그것이 하나님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엡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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