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이 전국 각 대학 교수 3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의 사자성어로 '엄이도종'(掩耳盜鐘)이 선정됐다.

'엄이도종'은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뜻으로 '자기(自己)만 듣지 않으면 남도 듣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행동(行動)'을 뜻한다.

이 사자성어는 중국 전국시대 말기 진나라의 우화집 '여씨춘추'에서 유래됐다.

춘추시대 나라가 망할 위기에 놓였고 혼란을 틈탄 한 백성이 종을 훔치려고 보니 종이 너무 커서 망치로 깼더니 종소리가 너무 크게 울려 퍼져 다른 사람이 올까 두려워 자신의 귀를 막았다는 일화다.

교수신문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통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해킹, 대통령 측근 비리 등 각종 사건과 굵직한 정책의 처리 과정에서 `소통 부족과 독단적인 정책 강행'을 비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풍기 강원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으로 촉발된 촛불집회로 홍역을 치렀던 2008년 사자성어로 호질기의를 추천했을 때도 불통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 MB 정부 내내 이 고질병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자기 귀만 막는다고 해서 훔쳐가는 종소리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용찬 순천대 교수도 "6월과 10월의 두 차례 선거에서 민의가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도 여전히 권력 다툼에 매몰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이리에게 양을 기르게 한다'는 뜻으로 탐욕스러운 관리가 백성을 착취하는 일을 비유하는 `여랑목양(如狼牧羊)'(25.7%), `갈림길이 많아 잃어버린 양을 찾지 못한다'는 뜻의 `다기망양(多岐亡羊)'(21.1%)로 뒤를 이었다.

교수신문의 올해의 사자성어는 국문학ㆍ한문학ㆍ철학ㆍ역사학ㆍ사회학ㆍ경제학ㆍ공학 등 교수 23명에게 사자성어 30개를 추천받아 교수신문 논설ㆍ편집기획위원, 칼럼ㆍ비평 필진 32명이 추려낸 5개의 성어로 설문조사하는 방식으로 선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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