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2015 호주아시안컵 첫 관문인 오만전은 양팀의 골키퍼 포지션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2시(한국시간)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오만과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벌인다.
'중동의 복병'으로 평가받는 오만의 전력이 안갯속에 가려진 가운데 유독 골키퍼만 널리 알려져 있다. 오만 축구 최초로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한 알리 알 합시(34·위건)가 주인공이다.
알 합시는 지난 2006년 볼턴으로 이적, 처음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경험했다. 당시 주전이던 유시 야스켈라이넨(40·웨스트햄 유나이티드)과의 주전 경쟁에서는 밀렸다.
2010년 위건 애슬레틱으로 옮긴 뒤 전성기를 맞은 알 합시는 지난 4시즌 동안 위건에서 140경기에 출전, 수준급 골키퍼로 발군의 실력을 자랑했다. 2011년에는 위건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한국에 유일한 패배를 안겼던 2003년 10월 아시안컵 예선(1-3 패)에서 오만의 골문을 지킨 인물도 알 합시다.
최근 벌어진 중국과의 평가전에서는 주전 수비진의 줄부상 속에서 4골이나 내주며 1-4로 대패하기는 했지만 알 합시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걸프컵 5경기에서 7골 5실점한 것이 알 합시의 본 실력이라고 봐야 타당하다. 경기당 1실점으로 막으면서 오만을 4위로 이끌었다.
이런 상황에서 알 합시와 경합을 벌일 한국대표팀의 수문장은 누가 될 것인지에 자연스레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훈련, 경험 등 지금까지의 결과를 토대로 본다면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의 우세가 점쳐진다. 그는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치른 5차례 평가전에서 3번 골문을 지켰다.
특히 지난 4일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는 선발로 나서 전반 45분을 소화하는 동안 신들린 듯한 선방쇼를 선보이며 한국의 2-0 승리에 기여했다.
전반 28분 사우디의 나와프 알 아비드가 시도한 강력한 오버헤드킥을 긴 팔로 막아내며 실점 위기를 넘긴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192㎝로 3명의 골키퍼 중 가장 큰 신장이 빛을 발했다.
사우디전 후반전에 교체 투입된 김승규(25·울산)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후반전 대거 선수교체로 한국이 공격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큰 위기는 없었지만 그는 막판 사우디의 공세를 잘 막아 냈다.
팀 골키퍼의 상징인 '넘버 원'을 부여받은 정성룡(30·수원)은 호주 전지훈련 기간에 부상을 입어 한동안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5일부터 훈련에 복귀해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