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년 연속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2년 연속 1%대를 기록한 것은 사상 처음이어서 디플레이션 현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014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과 같은 1.3%를 기록했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작년보다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작년(1.3%)과 같은 수준으로, 0.8%를 기록한 1999년 이후 최저다.
올해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는 2.0% 상승해 2년 연속 1%대 등락률(2012년 1.6%, 2013년 1.6%)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생활물가지수는 0.8% 상승하는 데 그쳤고 신선식품지수는 9.3%나 하락했다. 올해 상품 가격은 0.9% 올랐다. 공업제품이 1.3%, 전기·수도·가스는 3.9% 올랐지만 농축수산물은 2.7% 하락했다. 서비스 가격은 1.6% 올랐다. 집세가 2.3%, 공공서비스가 0.8%, 개인서비스가 1.7%씩 상승했다.
지출 목적별로 보면 주택·수도·전기·연료(2.9%), 의류·신발(4.0%), 음식·숙박(1.4%), 교육(1.5%) 등은 물가가 올랐고 교통(-1.6%), 통신(-0.1%), 주류·담배(-0.1%) 등은 물가가 하락했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이 많이 내려가면서 12월 물가상승률이 다시 0%대에 진입했다"며 "유가 하락이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하방 압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물가가 디플레이션 우려를 낳는 최근 상황에서는 '악재'가 될 수도 있다. 한국경제가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데다 미약해진 기업투자, 1천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의 소비 억제가 이같은 저물가 기조를 유발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내년도 저물가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아직 뚜렷한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석유류 및 농산물을 제외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 상승한점을 들어 현재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물가상승률이 최근 몇 년간 1%대여서 이를 구조적으로 오래 내버려두면 디플레이션으로 갈 수 있다"고 최근 발언하는 등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는 철저히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소비와 투자심리를 살아나도록 정부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은 0%대의 물가 상승률이 5년 정도 지속된 뒤 마이너스 물가로 들어섰다"며 "일본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정책 효과가 떨어지기 전에 소비를 끌어올려 물가상승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