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공공부문 요금 인상이 현실화되면서 서민들의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서울시의 경우 현재 수도요금 인상이 예정되어 있으며, 버스와 지하철 등 교통비도 잇따라 오를 것으로 예고되면서 이에 대한 대책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교통비 부담 증가는 소위 ‘직주근접’(職住近接·직장과 주거가 가까운 것)에 대한 욕구를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비용 때문에 도심 외곽지역에 거주하던 이들이, 오르는 통근비용을 고려해 도심 내 직장 또는 학교 근처로 거처를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지역에서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A씨는 현재 회사를 오가는 왕복 지하철 교통요금으로만 월 7만400원을 쓰고 있다. 그런데 만약 하루 300~400원 가량 추가 교통비가 들게 되면, A씨는 매달 8만원 가까운 금액을 통근 교통요금으로 지출해야 한다. 여기에 외부미팅 등 각종 이동에 따른 교통비까지 따지면 월 10만원이 훌쩍 넘어선다.
A씨가 거주지를 직장 옆으로 옮겨 교통비를 0원으로 만들면 상당한 절약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또, 매일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보내는 왕복 3시간을 금액으로 환산한다면 길에 버려지는 시간에 따른 자기계발 등의 활용가치로써의 기회비용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재 A씨는 10만원~15만원 안팎의 월세 차이라면 매일 출퇴근길마다 녹초가 되기 일쑤인 외곽지역을 떠나 직장근처 거주지로 이주하려고 생각 중이다. 여지까지는 회사와의 거리가 멀어도 다소 싼 거주비 때문에 불편을 감수해왔지만 교통요금 인상이 예정되면서 서울로의 이전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얼마 전 신분당선 개통으로 기대를 모았던 정자역 주변 오피스텔도 생각보다 큰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서울 등지로 출근하는 지역 특성상, 일일 왕복 3600원 이상에 달하는 교통요금을 부담하느니 차라리 서울에 거주하겠다는 인원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교통비 인상이 계속 이어질 경우 도심 내 직장, 학교 근처의 오피스텔과 원룸 등의 몸값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 역시 직주근접 현상이 반영되면서 직장·대학교와 가까운 오피스텔 및 도시형 생활주택, 상가에 눈독을 들이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학교나 직장을 이용하는 이들이 교통요금 및 시간절약 차원에서 거주지를 옮기게 되면 이들 주변 지역이 부각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 수유역 인근의 제네스타워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북부 거주자들의 이전과 최근 완공된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의 활성화를 기대하는 오피스텔 및 상가 투자자들의 방문이 적지 않다고 한다.
상가뉴스레이다의 선종필 대표는 “교통비 인상과 함께 수도세 등 각종 공공요금 상승이 이어질 경우 직주근접이 하나의 대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며 “상가 투자자 입장에서는 직주근접형 흐름에 맞춰 오피스나 대학교 인근 상가에 관심을 갖되 해당지역 상권 형성도나 발전 가능성을 꼼꼼이 체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