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진보진영에서 추진중인 진보계열 신당에 자신이 합류하는 것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정 고문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역 회의실에서 자신의 지지자 200여명과 모임을 가졌다. 정 의원은 "오늘 모임은 거취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송년회"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 고문은 창당을 추진하는 진보계열 신당 합류에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규식 전 의원에 따르면 정 고문은 이날 모임 마무리 발언에서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길을 가는 데 있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밀알과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정 고문이 언급한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길은 김세균 전 서울대 교수와 명진 스님,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영화감독 정지영씨 등 사회 각 분야 인사 105명이 참여하고 있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모임(국민모임)'을 언급한 것. 이들은 각계각층의 진보인사들로 해산된 통합진보당을 배제한 제3신당 창당을 준비 중이다.
최 전 의원은 "'국민모임 105인 성명이 시대의 요청이고 국민의 외침이다. 이를 따르는 것이 정 상임고문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맞다. 정 상임고문의 결단에 맡기겠다'는 것이 오늘 발언한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한 내용"이라며 지지자들 또한 정 의원의 신당 합류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다만 최 전 의원은 "오늘 자리가 결단을 밝히고 결심하는 자리는 아니고 의견 듣겠다고 했으니 이렇게 결론을 냈다"고 덧붙였다.
정 고문은 향후 거취를 더 논할 것으로 전해졌다. 모임 이후 취재진과 만난 정 고문은 "많은 분의 얘기를 들었고 더 깊이 생각하겠다. 연말 연초에 당 안팎의 원로분들도 더 많이 찾아뵙고 지혜를 구하겠다"면서 결단 시기에 관해선 "너무 늦지 않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 고문은 "새정치연합은 유능한 정당으로 가야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발언으로 당과 선긋기에 나서왔는데 이는 탈당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란 분석.
이처럼 정 고문의 탈당 및 신당합류에 무게가 실리고 내년 2월 8일 있을 새정치연합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간 갈등도 있어 앞으로의 움직임에 따라 국민모임의 형태 및 영향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정 상임고문의 탈당으로 당의 분열 가능성을 일축했다. 문 위원장은 2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상임고문의 탈당설에 대해 "본인이 구당(求黨)이란 표현을 썼는데 만약 탈당을 하면 구당이라고 하면 안 된다.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고 대의명분도 없다"며 "국회의원 중에서는 한 명도 (정 상임고문을 따라 당을) 안 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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