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제1회 에큐메니칼 신학생 시국 토론회가 15일 오후 6시30분 '세월호 이후,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 신학도가 바라본 한국교회와 기독교사회운동'을 주제로 감신대 백주년기념관 3층 소예배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발제는 신학교별로 최명호(장로회신학대학교), 김진모(한신대학교), 노진호(총신대학교), 최건희(감신대학교) 학생이 맡았으며 토론회 소감은 최헌국 목사(예수살기 대외협력위원장, 촛불교회), 임보라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섬돌향린교회 담임목), 이동춘 교수(장로회신학교·기독교와 문화 전공)가 맡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의 새로운 존재 방식, 운동 방식: 전체와 부분, 부분과 전체, 사랑과 연대의 새로운 신학생 운동을 위하여'를 주제로 발표한 김진모 학생(한신대 민중신학회)는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통해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와 '진상규명'조차 명백히 되지 않는 '무력함'을 재확인했다며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 신학생들의 연대의 움직임은 아주 작지만 새로운 움직임이었다고 소개했다.
김진모 학생은 '새로운 교회를 여는 신학생 협의회(새교신)'의 결성 과정을 소개하며 "이들은 어느 학교에서 먼저 제안을 하거나 조직을 꾸린 것이아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가만히 교회에만 앉아 있을 수 없었던 신학생들은 각기 다른 신학적 전통과 환경에서 다양한 실천을 벌였다. 그럼에도 이들은 하나의 '단일대오'를 형성해서 같은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물론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린 일은 있었으나 이들은 다시 흩어져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고,'대의'가 아닌'공감'이 만들어질때 다양한 방식으로 다시 만나고 뭉쳤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5월 8일 감신대 학우들의 세종대왕 기습 점거 시위, 5월15일 한신대 학우들의 청계광장 삭발 단식농성과'이 땅의 신학생들에게 보내는 편지' 발표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며 "청계광장에서 보름간 전개된 농성장은 많은 신학생들이 오고 갈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해 주었고, 여기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게 되었다. 장신대 학우들이 학내와 홍대 근처에서 세월호 참사 플래쉬몹실천을 벌이고 이러한 상황과 소식들이 공유되면서 신학생들이 같은 의제에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또 "많은 신학생들이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예수살기에서 주관한 신학생 여름 영성 수련회가 열렸고, 개강 직후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몽땅'이라는 이름의 신학생 연합 예배가 열렸다. 당시 80명 정도의 인원이 참여했는데 이후 각 학교에서 관심을 가진 의제에 대하여 함께 고민하고 연대하는 일들이 벌어졌다"며 "신학생들의 연대는 각 신학교들이 국정원개입불법선거를규탄하는성명서를내며 '민주주의를위한신학생연합(민신연)' 을 조직하면서 시작되었다. 감신대, 장신대, 총신대, 한신대 모두가 참여했다"고 말했다.
김진모 학생은 "신학적 입장, 신앙의 결이 어떻게 다른가는 우리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미 우리에게는 같은 '단어'와 '상징'이 있다. '하느님', '하느님 나라',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단어는 모두가 사용하고 있으며, 모두가 '성서'라는 같은 책을 읽고 있고,'십자가'라는 공통 상징이 있다. 또한 기본적으로 말씀 나눔과 성찬 나눔이라는 틀을 가지고 있는 '예배'가 있다"며 "신학생들의 연대는 기존의 운동 진영이 가지는 이념과 노선 논쟁의 경직성에서 벗어나고, 하느님 나라, 우주적 해방이라고 하는 절대적인 빛 앞에서 겸손한 마음으로 각자의 다양한 환경과 전통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현재 신학생으로서 앞으로의 기독 운동과 교회를 구상하고, 훈련하는 중에 있다. 어쩌면 우리의 고민과 실천의 결실은 지금 당장이 아니라, 10년 후에나 그 모습을 드러낼지 모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