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이른바 '정윤회씨 비선개입 의혹보도'에 따른 명예훼손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핵심 비서관 3인방 중 한명인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검찰에서 11시간50분 가량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수봉)는 14일 오전 9시40분께 출석한 이 비서관을 이날 오후 9시30분까지 장시간 조사한 뒤 귀가시켰다.
이 비서관은 검찰청사를 나서면서 취재진과 만나 "정윤회씨와 최근 연락한 적 없고 세계일보가 보도한 문건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이른바 문고리 권력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근거 없이 전혀 사실과 다른 그런 용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비서관은 '정윤회 문건'에 나오는 비서관 등 관련자 중 일부라도 정윤씨와 만나거나 연락한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궁금해하시는 점에 대해선 검찰 조사과정에서 성실히 답을 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제가 이 자리에서 일일이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고 정윤회씨와의 관계에 대한 물음에도 "다음에..."라며 말을 아꼈다.
아울러 지난 4월 정윤회씨와 전화 통화를 한 것에 대해 "(시사저널 보도)미행설 관련해서 너무나 황당한 기사라고 본인(정윤회)이 생각해서 당사자로서 답답한 마음에 공직기강비서관실에 계속 연락을 취했고 그쪽에서 나한테 먼저 전화를 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 근데 내가 전화를 하는데 왜 자꾸 피하는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저한테 연락했다"고 말했다.
또 이 비서관이 같은 대학 출신인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함께 문체부 인사를 좌지우지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김종 차관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고소인 신분으로 출석한 이 비서관을 상대로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강남의 중식당에서 정윤회씨를 비롯한 이른바 '십상시(十常侍)'로 지칭된 청와대 비서진 10명과 정기적인 모임을 했는지, 정씨와 얼마나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국정 운영에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했다.
이 비서관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과 함께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라 불리는 이 사건 핵심 인물이다.
'정윤회 문건'에 등장한 청와대 비서관들은 해당 문건을 보도한 세계일보 기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고 검찰은 문건에서 모임 연락책으로 지목된 김춘식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에 이어 두 번째로 이 비서관을 고소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정씨와 통화를 한 적은 있지만, 언론보도 대응 등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만난 적은 없으며 십상시 모임 등 '정윤회 문건'의 내용은 허위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 출석을 통보받은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은 이르면 이번 주 초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명예훼손 수사를 맡은 형사1부와 문건 유출 수사를 담당한 특수2부 두 곳 모두에서 조사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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