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고(故) 최모 경위의 형 최요한(56)씨는 15일 동생의 억울함을 재차 강조했다.
최씨는 이날 오전 6시50분께 기자들과 만나 "영장이 기각된 사유가 뭐겠느냐. 기자들이 그런 걸 밝혀야 하지 않겠느냐"며 "관련 기사에 댓글이 몇천 개가 달릴 만큼 여파가 엄청난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가 나라를 뒤흔들 생각이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좌익도 아니고 순수한 국민"이라며 "기사를 써도 바르게 써야 한다. 동생이 너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검찰 조사 과정을 설명하면서 "(동생이) 구치소에 있을 때 늦게까지 조사하면서 밥도 늦게 주고 추운데 옷도 얇은 것 그대로 입게 했다고 했다"며 "옆사람이 내복을 줄 정도였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 특검이 필요한데, 특검이 제대로 되겠느냐"며 "권력이 얼마나 파헤쳐질 것이냐. 파헤쳐진다고 해도 그 권력 싸움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최씨는 또 최 경위가 경찰관으로 재직할 당시 경찰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했고 청렴한 생활을 했다고 회고했다. 이번 사건으로 너무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목숨을 끊은 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 동생은 1억6000만원 중 6000만원이 융자다. 그만큼 청렴하게 살았다"며 "회사에서 신실한 동료였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다"고 기억을 되짚었다.
이어 "그런 내 동생이 경찰 공무원으로 16년 동안 지내면서 이렇게 힘없는 조직이라는 것을 느끼고 경찰의 명예를 위해 떠났다"며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을 텐데 나라도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자살할 애가 아니다. 너무 힘들어서 어쩔 수 없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하지 않은 유서 내용에 대해서는 "더 밝힐 내용은 없지만 얘기할 거리가 있으면 추가로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최씨의 매형도 이날 오전 7시40분께 "억울한 일이다. 늘 검찰들 이런 일 있다. 그런 일이 정부에서 없도록 해줘야 한다. 진실은 꼭 밝혀야 한다"고 말하며 황급히 장례식장을 떠났다.
또 다른 유가족은 기자들에게 "정신을 좀 차리면 당신들을 불러 놓고 다시 얘기할 수도 있다"며 "지금은 할 말이 없다"고 말하고 빈소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