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속적인 사퇴 압박을 받아온 KB금융지주 사외이사 전원이 사퇴하기로 했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은 10일 오후 서울 명동 KB금융 본사에서 간담회를 갖은 뒤 "KB금융지주 사외이사 일동은 사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다만 경영공백을 우려해 사퇴시점을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로 결정하고, 향후 이사회 운영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날 간담회는 오는 12일 열릴 이사회에 앞서 거취에 관한 이사들의 이견을 좁히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 5일에도 사외이사들이 모여 거취에 대해 논의했지만 이렇다할 결론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고승의 사외이사는 즉각 사퇴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일부 사외 이사는 12일 이사회 이후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기로 했다.

이들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는 금융당국은 KB금융이 추진 중인 LIG손보의 자회사 편입에 대해 "KB금융의 지배구조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승인을 미뤄온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올해 발생한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한 논란에서 사외이사들의 책임이 있었고, 이에 대한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직·간접적으로 사외이사진의 사퇴를 요구해온 것이다.

다만 김영진 사외이사는 이날 간담회가 끝난 뒤, LIG손보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얘기는 하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KB금융 사외이사진이 전원 사퇴의 뜻을 밝힘에 따라 그동안 지연됐던 LIG손보 편입 승인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4일 예정된 정례회의에 이 같은 안건을 상정하고, 승인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LIG손보 역시 금융위원회의 신속한 결정을 요구하고 있다.

LIG손보 노조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금융위가 LIG손보 편입 승인을 무기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건전한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며 "LIG손보의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KB금융으로의 신속한 인수 승인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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