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무언
(서울=연합뉴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7일 오전 한나라당 최고위원 3명의 동반사퇴 표명 후 당사에서 자신의 거취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에서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7일 자신의 거취에 대해 "`대의원들이 직선으로 선출했기에 나가지 않겠다'는 그런 말을 하지 않겠다. 여러분이 `홍준표 안된다'고 하면 흔쾌히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모두발언을 통해 "여러분이 의논해 주면 여러분의 뜻에 따르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홍 대표는 "지도부 퇴진 문제를 비롯해 모든 문제를 몇 사람의 목소리에 의존하지 말고 169명 전원이 의견을 표명하고 결정지어야 한다. 오늘 시간이 모자라면 내일과 모레도 의총을 해 결론을 내 달라"면서 "어떤 말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이며, `홍준표가 정치를 지저분하게 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집권 여당 대표가 모욕감을 느낀다. 더 이상 하지 못하겠다'는 식으로 무책임하게 당의 혼란을 바라보는 그런 일은 하지 않겠다"면서 "여러분이 혼란을 준비(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홍준표 '사퇴거부'
(서울=연합뉴스) 전수영 기자 = 당 쇄신안 논란 과정에서 또 다시 `정면돌파' 승부수를 던진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7일 오후 국회 본관 246호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황우여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과 이야기하며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 이날 유승민 원희룡 남경필 최고위원 등 지난 7ㆍ4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최고위원 5명 중 3명이 최근의 `디도스 사태'를 계기로 전격 사퇴하면서 `홍준표 퇴진'을 요구했지만, 홍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지만 책임감 있게 행동하겠다"며 즉각 사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
이는 유승민 원희룡 남경필 최고위원이 전격적으로 동반사퇴하면서 자신의 사퇴를 압박한 데 대한 거부의 뜻을 분명하게 표명한 것인 동시에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다시 한번 재신임을 묻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홍 대표는 앞서 지난달 29일 쇄신연찬회에서 "대다수가 원한다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승부수를 던져 재신임을 받은 바 있다.
홍 대표는 "지난 2007년 4월에도 재보선 참패로 최고위원 2명이 사퇴하고 당이 내홍에 휩싸인 적이 있다"면서 "저는 자리에 연연하거나 집착하지 않는다. 이미 당 대표가 됐을 때 헌신하겠다는 각오를 했다"고 말했다.
또 "대표가 된 후 5개월 동안 빈 솥단지를 끌어안고 한숨을 쉬었고 이 빈 솥단지를 어떻게 채워야 할지 내내 고민해 왔다"면서 "애초의 계획은 예산국회 마칠 때까지 정책쇄신에 전력을 다하고 그 이후에 시스템 공천을 통해 천하의 인재를 끌어모아 이기는 공천을 한 뒤 2월 중순경 재창당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남경필, 유승민, 원희룡 與지도부 사퇴
(서울=연합뉴스) 한나라당 남경필, 유승민, 원희룡 최고위원(왼쪽부터) 3인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각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 3인의 사퇴는 `홍준표 체제' 붕괴를 의미하며 특히 내년 4ㆍ11 총선을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물론 총ㆍ대선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구체적인 재창당 프로그램에 대해선 지난 96년 신한국당 창당과정을 거론하면서 "당시 15대 4ㆍ11 총선을 2개월여 앞둔 2월7일 공천자 대회 겸 민자당에서 신한국당으로 바꾸는 재창당 대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이어 "재창당 때까지 대선후보들이 전면에 나올 수 있도록 당ㆍ대권 분리조항을 개정할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개혁을 주장하는 분들이 과연 개혁정책을 내놓은 적이 있느냐", "입으로만 개혁하고 당에 문제가 있을 때 상처를 보듬을 생각은 하지 않고 소금만 뿌리고...", "문제가 있을 때마다 우리끼리 총질을 하고...", "한두 명이 개혁을 포장한다고 해서 본인들이 사는 것 아니다", "당이 어려우면 전체가 떠내려간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사퇴한 최고위원들과 쇄신파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 대표는 이날 발언 직후 "내가 여기 있으면 여러분이 마음에 있는 소리를 잘 못할 것 같다"며 의총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