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억원대의 횡령 및 배임·탈세 혐의로 형사재판 1,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재현(54) CJ 회장이 세금부과를 둘러싼 100억원대 행정소송에선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한상훈)는 CJ가 서울지방국세청을 상대로 낸 134억원대 소득금액변동통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 회장의 가공비용 계상이 상여금에 대한 종합소득세를 포탈하려는 의도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회장에 대한 2003~2005년 종합소득세와 관련된 소득금액 변동 통지는 부과제척기간이 지난 후에 이뤄진 것으로 무효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국세청은 지난해 6월14일부터 8월12일까지 CJ의 2003~2004 사업연도의 법인세 부분조사를 했다.
서울국세청은 이후 CJ 측이 가공비용을 계상해 소득 134억여원을 축소 신고한 것으로 판단, 해당 금액만큼을 2003~2005년도 이 회장의 상여금에 포함하는 소득금액변동통지 처분을 내렸다.
이 회장은 이 때문에 거액의 상여금 추가소득이 인정돼 뒤늦게 종합소득세를 추가로 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 회장은 이에 불복해 같은 해 12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으나 올해 4월 기각되자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이 관세관청의 소득처분으로 인한 종합소득세 부과를 회피하려 했다는 고의가 없었고, 2003~2005년도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이 이미 지났다는 점을 근거로 서울국세청의 소득금액 변동 통지는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 회장은 앞서 1600억원대의 횡령 및 배임·탈세 혐의로 1,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항소심 법원은 그러나 이 회장이 회계장부를 조작해 CJ 자금 115억여원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부족으로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