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토마스 바흐(61·독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내세운 '올림픽 아젠다 2020'으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분산개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8일 IOC는 모나코에서 제127회 총회를 열고 단일 도시에서 개최하던 올림픽을 여러 도시에서 분산 개최하는 개혁안등을 담은 올림픽 어젠다 2020에 대한 투표를 했다. 그 결과 만장일치로 이 안은 통과했다. 이번 총회에는 104명의 IOC위원 가운데 일신상의 이유로 불참한 8명을 제외한 96명이 참석했다.
IOC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결정으로 올림픽 개최 비용을 줄이고, 더 많은 도시가 적극적으로 올림픽 개최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바흐 위원장 또한 "이제는 변화를 추구해야 할 때다"며 "이번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지 않으면 올림픽과 IOC는 곧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IOC가 이같은 결정을 한 데에는 갈수록 천문학적으로 늘어만가는 개최비용으로 한 나라에서 올림픽을 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개최 희망국이 줄어드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평창에 이어 열리는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후보는 중국 베이징과 카자흐스탄 알마티 등 아시아 두 도시로 압축됐다. 유럽 도시들이 재정 부담을 이유로 줄줄이 포기했다. 2026년 동계올림픽 대회도 현재 일본 삿포로만 나선 상태다. 2026 대회는 2019년에 개최지가 결정되기 때문에 2017년부터 유치준비에 들어가야한다. 때문에 IOC가 분산개최로 줄어드는 북미.유럽국가의 참여를 늘리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정부와 강원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IOC가 더이상 경기장의 집중화를 요구하지 않는 만큼 이번 분산 방안에 반대하면서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특히 분산개최 대상으로 거론된 썰매종목은 기존 개최지에서도 관련 경기장이 무용지물로 남아있어 IOC가 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체육계에서는 현재 건설중인 평창의 썰매관련 경기장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열릴 동계올림픽의 분산개최 대상지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통과된 '올림픽 어젠다 2020'은 토마스 바흐 위원장의 취임과 함께 추진된 야심찬 프로젝트다. 2020년까지 실행될 올림픽 무브먼트의 중장기 로드맵으로 IOC의 미래 전략과 계획이 모두 담겨 있다.
바흐 위원장은 전임 자크 로게(72·벨기에) 위원장의 지난 12년 간의 흔적을 지워야함과 동시에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야 했다. 또한 위원회 내 비리와 부패 척결에 힘을 쏟아온 만큼 성과를 내기위한 일환 중 하나가 이번 어젠다인 것.
'어젠다 2020'는 올림픽 관련 20개 어젠다와 IOC 관련 20개 어젠다를 포함해 총 40개의 세부 어젠다로 구성됐다. 이번 방안은 ▲올림픽의 독창성 ▲선수를 위한 올림픽 무브먼트 ▲올림피즘의 영향력 강화 ▲IOC의 역할 ▲IOC의 조직 구성의 5개 대 주제, 14개 소그룹이 구체적 방안에 대해 각각 발표할 dP정이다.
이외에도 어젠다는 하계올림픽 기준, 선수 규모를 기존과 동일한 1만500명으로 유지하고 세부종목을 기존 300개 이하에서 310개 이하로 늘리기로 해 새로운 종목을 추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