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서울특별시가 동성애 옹호 조항이 담겨 논란을 일으킨 '서울시민인권헌장'을 잠정 유보하기로 결정한 한 가운데, 무지개행동 등 성소수자 단체들이 서울시를 규탄하며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3일째 서울시청을 점거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서울시의 퇴거 명령서에도 불구하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 중으로 이러한 주장에 서울시 관계자가 이번 주중으로 박 시장과의 면담 일정을 잡겠다고 밝혀, 면담성사 여부와 이에 따른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가 추진한 '서울시민인권헌장'은 동성애 등 성소수자 옹호 조항이 포함돼, 기독교 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가 지난 5일 "'동성애 및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법안추진'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밝히는 등, 서울시민을 비롯해 다수의 시민단체의 공분을 일으켰다.
이러한 '결사 반대' 움직임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잠정 유보 입장을 밝혔지만, 이번에는 친동성애 입장을 지닌 성소수자 단체와 단체들이 서울시의 이러한 방침에 문제를 제기했다.
참여연대를 비롯해 정의당과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민주노총, 한국여성단체연합, 공인인권변호사, 노동당, 25개 장애인 단체, 녹색당,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이 최근 '서울시민인권헌장'과 관련, 제정추진 및 성소수자 옹호 논평과 성명을 발표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7일 성명에서 "찬반과 합의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 원칙에 대하여 서울시는 다시 한 번 분명히 천명해야 한다"며 " 절차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문제없는 헌장에 대한 명분도 없는 유보의 이면에는 혹시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 문구를 포함시킬 수 없다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는지 서울시는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6일 성명을 발표한 노동당 성정치위원회는 "서울시와 시장이 성소수자 혐오세력을 넘어서지 못하고 오히려 혐오세력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 한 행보를 보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더구나 헌장을 무력화시킨 후 3일 만에 박원순 서울 시장은 일부 개신교 목회자들 앞에서 헌장논란을 사죄했다. 용인할 수 없는 태도다"라고 밝혔다.
또 녹색당은 6일 긴급성명을 통해 "서울시는 계속해서 묵묵부답으로 인권단체의 요구를 묵살했고, 박원순 시장은 성소수자를 비롯한 인권단체에 응답하지 않은 채 일부 개신교 단체와의 대화에서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했다"며 "시민에 의한 민주적 절차로 만들어간 인권헌장을 '시민참여와 거버넌스'를 늘 얘기하던 서울시가 자신의 원칙을 저버리며 묵살한 것도 모자라, 동성애 혐오세력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동성애를 찬반의 문제로 만들어 버린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