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아침 시간에 부모님과 대화를 하면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 선생님과 둘만의 상담시간도 가질 수 있습니다. 운동장을 개방해 친구와 우정을 쌓을 수 있습니다."

"중학생 90%가 반대하고 10%는 찬성했습니다. 아침식사는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아침식사 습관을 들일려면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조식급식제를 실시해야 합니다. 하교시간이 늦어져 생활리듬의 균형이 깨질 것 같습니다. 오전 프로그램으로 인해 오히려 수면시간이 방해될 것 같습니다. 맞벌이 부모의 자녀들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3일 오후 영등포구 웨스턴팰리스에서 열린 '9시 등교 관련 교육감과 함께하는 100인 대토론회'에는 학생, 학부모, 선생님 등 100명이 참석해 9시 등교에 대한 찬반 의견을 나눴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오늘 자리는 9시 등교를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 9시 등교와 관련된 가능한 모든 논점들을 생각하고 토론하는 자리"라며 "9시 등교는 우리 생활에 매일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결정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9시 등교에 대해 학년별 등 구성원간의 대토론을 한 후 투표를 한 후 9시 등교를 결정하기로 했다. 투표는 교사·학부모 의견 50%, 학생의견 50%가 반영된다. 이날 토론은 학생, 학부모, 교사 12명씩 9그룹으로 나눠 50분 가량 진행됐다.

학생들은 9시 등교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고등학생 대표는 "초·중·고등학생이 다같이 등교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안전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과 수능에 맞춰 생활리듬 등을 맞춰놨는데 깨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있었다"며 "하교시간이 늦어져서 개인시간이 없더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성화고나 특목고 등 지리적 고려를 하지 않고 학교를 배정받은 학생들에게는 효과적일 것"이라며 "지리적인 것과 학생 성향에 따라 부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는 9시 등교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그에 대한 대안을 발표했다. 초등학생 학부모 대표는 "맞벌이 부부가 많기 때문에 자녀를 위한 도서관 개방, 돌봄교실 이용 확대 등 아침 시간을 철저하게 준비해 마음 놓고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9시 등교로 인해 수업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괜찮지만 점심시간이 줄어들거나 아침 수업을 준비하는 시간이 줄어들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에서 아침식사를 제공할 것과 아침 운동 후 아이들이 씻을 수 있는 샤워실 마련할 것 등을 제안했다.

중학교 학부모는 "등교시간이 늦어지면 사교육이 성행해서 새벽학원이 생기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들이 사교육으로 인해 힘들어지고 결국 수업에 지장이 생길 것"이라며 "9시 이전에 사교육을 금지하는 법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워킹맘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데, 아이들이 늦게 등교하는만큼 출근시간 늦춰져야 한다"며 "학생들이 익숙해진 삶의 패턴을 바꾸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등교문제보다는 현재 우리나라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해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교사들은 학교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초등학교 교사 대표는 "초등학생에게 등교시간 20분 늦추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지만 사회적 혼란은 클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형태가 아니라 토론을 통해 자율권을 존중하는 것이 감사하다. 학교를 존중하는 태도가 계속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학교 대표 교사 역시 "몇개 학교를 9시 등교로 전환하겠다는 목표수치를 두면 타율이 되기 때문에 자율성을 부여했으면 좋겠다"며 "9시 등교에 대한 교육감 제언으로 인해 학생들의 건강권, 수면권과 가족관계 획복을 위한 노력 등에 대한 화두는 던져졌다"고 강조했다.

토론 후 조희연 교육감은 "평소에도 집단 지성의 힘을 믿는데 오늘 이를 느끼게 되서 좋았다"며 "결정은 개별 학교에서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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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