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유정복 인천시장이 수도권 매립지의 2016년 사용 종료 입장을 고수했다. 1992년 매립지 개장 이후 20여년 간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인천시민이 겪은 환경피해를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3일 오후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매립지의 2016년 매립 종료기한은 준수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인천시민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현재의 매립지 정책은 시정돼야 한다"고 거듭 천명했다.
유 시장 특히 "수도권매립지는 세계 최대의 폐기물 매립지로서, 1992년부터 수도권지역 폐기물을 처리해 왔지만 지난 20여년, 인천시민들이 폐기물 처리에 따른 먼지와 악취 등 심각한 환경오염은 물론 도로파손에 교통난까지 감내해올 수 있었던 것은 매립종료 시점이 되면 주변지역 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한 줄기 희망 때문이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또한 조성당시 주변 환경과는 달리, 매립지 반경 5㎞내에 청라국제도시와 검단신도시 등이 조성되면서 주변에만 70만명의 인천시민이 거주하는 신시가지로 변모해 매립종료에 대한 염원은 더욱 커졌다"고 종료 이유를 설명했다.
유 시장은 서울시에 대해 "서울시는 자체적으로 대체 매립지를 조성하려는 계획은 세우지 않고 현 매립지를 사용하는 것이 비용이 적게 든다며 인천시민에게 고통을 강요하려 한다"며 서울시의 부적절한 자세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유 시장은 대체매립지 5개 우선 후보지를 발표했다. 다섯 곳은 ▲제1후보지 서구 오류동 일원 ▲제2후보지 연수구 송도동 일원 ▲제3후보지 옹진군 영흥면 일원 ▲제4후보지 중구 운염도 일원 ▲제5후보지 옹진군 북도면 일원 등이다.
유 시장은 "인천시는 매립 종료를 대비한 대체매립지 확보 및 폐기물처리시설 확충 등에 대한 용역을 실시해 놓고도 정치적인 고려와 해당 지역 주민들에 대한 반발을 의식해 그 결과 조차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이 자리에서 그동안 인천시민 여러분께서 갖고 계셨던 의구심을 해소하고 책임 있는 행정을 구현하고자 용역결과를 공개했다"고 말했다.
유 시장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조건부 연장이란 지적이 나온다. 2016년 종료를 염두에 뒀더라면 이같은 선제조건보다는 대체매립지에 관한 정책발표가 더 필요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유 시장은 "선제조건이 조건부 연장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종료냐, 연장이냐 문제를 떠나서 정책적으로 변화가 와야 한다는 의미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매립지는 서울시·인천시·경기도의 58개 시·군·구에서 나오는 생활 폐기물을 매립하는 곳으로 1541만㎡ 규모다. 1매립장은 2000년 10월 사용 종료됐으며 현재의 2매립장은 2016년 종료될 예정이다. 하지만 서울시와 경기도, 환경부 등은 2044년까지 사용기한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 1996년 제2매립장 공사를 위해 인천시가 공유수면매립 실시계획 인가를 내주면서 당시 폐기물 반입량과 인가 규모를 따졌을 때 2016년 포화로 예상하고 매립지 사용 기한을 못박았다. 그러나 분리수거와 쓰레기종량제 시행 등이 반입 폐기물을 줄여 매립지 사용 가능 기간이 2044년까지 늘났고 이는 서울.경기 지자체들의 연장 주장 근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