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정윤회 문건'에서 '십상시'로 지목돼 고소인에 포함된 청와대 관계자는 3일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이 민정수석실 인사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관련 업무는)당연히 안 비서관이 하는 일"이라며 반박했다.
안 비서관이 민정분야 등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의사를 전달하는 역할 등을 맡고 있는 만큼 월권행위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당초 안 비서관이 맡고 있는 제2부속실의 역할은 박 대통령의 수행이나 민원 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영부인의 일정을 챙기던 자리였지만 독신인 박 대통령이 들어오고 나서는 이 같은 업무를 맡기면서 이 부서가 그대로 존치했다.
이와 관련, 최근 불거진 '정윤회 문건' 논란 속에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안 비서관이 민정수석실 쪽 인사에 대해 개입한 정황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하고 있는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 비서관 등 3명이 각각 총무와 청와대 내부 인사, 메시지와 연설, 수행 및 정무·민정·홍보 관련해서 박 대통령의 의사를 전달하는 역할을 나눠맡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안 비서관이 민정분야의 인사와 관련해서도 박 대통령의 의중을 듣고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보고하는 전달자 역할 등을 맡고 있는 만큼 해당 업무와 관련된 통화를 했다는 것 자체가 부당한 개입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실장이 결재하는 사항을 전달하는 전달자 역할일 뿐"이라고 역할 범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또 문건과 관련된 다른 의혹들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정씨가 아니라 자신을 포함해 이른바 '십상시'로 지목된 인물들끼리도 서로 거의 만날 기회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 '정호성(비서관)과 한 번 만나게 해달라'는 민원이 들어올 때도 있지만 나는 '(나와 정 비서관)둘이서 만날 시간도 없고 나도 (정 비서관이 바빠서)못 만난다'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소인에 포함된 일부 행정관과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딱 한 번 식사한 적이 있거나 아예 만나지 못한 사람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십상시로 지목된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이 같은 부분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난 (정씨의)얼굴도 모른다. 정치 쪽 일하면서 전혀 본 적이 없다"며 "대선 캠프 때도 정씨의 이름이 (소문으로)한 번 돌지 않았나.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도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고 전혀 모른다. 대부분이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밖에서 보면 여러 명이 모여서 대책을 논의하고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기사가 난 이후에도 (십상시로 지목된)다른 분들을 만난 적이 없다"며 "세 명(비서관 3인방)은 빼더라도 나머지 다섯 명이서라도 다 같이 얼굴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