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서구에서 대학은 진리 veritas를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렇게 세워진 최초의 대학이 이탈리아의 볼로냐대학교였다. 그래서 그런지 서울대를 비롯한 한국의 유수 대학들도 이 베리타스를 교훈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그 진리는 다름 아닌 하나님을 아는 지식 cognitio Dei이었다. 곧 '알기 위해서 믿는다'는 안셀무스의 외침, 다르게는 '신앙은 지성을 추구한다'는 말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이었다. 대학은 사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영적 지식 추구가 일차적 목적이었다.
곧 대학이 교훈으로 제시하는 베리타스는 세속적 지식이 아니라 먼저 바른 사람이 되는 지식 인문학 studia humanitatis이었다. 결코 밥벌어 먹고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세속적 지식이 일차적이지 않았다.
세월이 흐르면서 대학의 전공이 다양화되면서 모든 전공을 공부하기 전에 사람이 되는 교육을 전제하게 되었는데, 교양교육liberal arts였다. 여기에 집중한 대학이 거의 100명에 가까이 노벨상을 배출한 미국의 시카고대학교였다.
문제는 본래 대학교육의 추구였던 사람을 만드는 인문학이 한국의 대학에선 추방을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쉽게 말해 취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초중고에서도 그런 면에서 음악 미술 체육 교육이 대학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천대를 받아 역시 변방으로 밀려나 있다.
참으로 인간이 인간됨을 포기한 수준 낮은 교육, 이전에 세계가 일본을 향해 서슴치 않고 비판했던 그 '경제동물economic animal'을 양산시키는 한국교육의 미래는 절망적이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최근 일본도 초중고교에서 활발히 과외 활동을 통해 인간의 덕성에 힘씀을 확인하게 된다. 제발 한국의 교육 책임자들은 정글의 법칙에 따르는,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빗나간 교육을 중단하라는 말이다!
한국의 교육부는 이 문제를 인식하고 바로 잡아야 하겠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대학평가 항목에서 취직율을 삭제하고, 대학본래의 목적을 살려내기를 바란다. 사실 대학이 바른 사람으로 전공교육을 마친 인재를 양성하여 사회에 배출할 때, 국가는 그들이 일자리를 찾아 행복하게 살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그러기에 고용노동부가 이를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안다. 물론 대학이 탁상공론에만 치우치우는 교육을 해서는 안 됨을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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