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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한 의혹을 보도해 기소된 카토 타쓰야 전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48)의 혐의를 밝히기 위해 정윤회씨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이동근) 심리로 열린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검찰이 신청한 정씨 등 6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검찰은 당초 제출한 정씨의 피해자 진술서 및 진술조서, 전화진술청취 수사보고서 등을 재판 증거로 쓰는 데 가토 측이 동의하지 않자 증거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이같이 신청했다.

가토 전 지국장 측은 이에 맞서 청와대 수행비서관 또는 비서실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달라고 주장했다. 가토 측 변호인은 "조선일보 칼럼 내용이 거짓인지 여부를 근본적으로 확인해줄 수 있고 박 대통령의 행적을 잘 알 수 있다"고 신청 이유를 밝혔다.

변호인은 이와 함께 이 사건 보도의 단초가 된 칼럼을 쓴 조선일보 최보식 선임기자와 특정되지 않은 주한 일본특파원 기자 중 1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가토 측 증인으로는 신원이 특정된 최 선임기자를 우선 채택했다.

한편 가토 전 지국장 측은 이날 이 사건 공소제기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가토 측 변호인은 "가토가 문제의 칼럼을 보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독신인 대통령의 남녀관계에 대한 보도가 과연 명예훼손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은 반의사불벌죄인데 아무리 기록을 봐도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처벌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해 검찰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죄를 일컫는 용어로, 주로 개인적 법익에 관한 죄가 이에 해당된다.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수사가 개시되는 '친고죄'와는 구분된다.

검찰은 이에 "한국에서는 모욕죄는 친고죄지만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라며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가 없는 한 기소하고 판단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사건은 국민적 비극인 세월호 사태가 터진 당일에 국가 최고 통수권자가 남녀관계에 연루됐다고 하는 상당히 악의적 추문"이라며 "단순한 남녀관계의 범주로 해석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이 사건 수사·기소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 한국의 법집행을 편파적으로 비난하거나 외교문제, 언론탄압 등으로 비화시키려는 동향이 있다"며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일부 보도나 정치적 주장에 흔들림이 없이 공정하고 엄정하게 심리를 판단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가토 전 지국장은 세월호 참사 발생 당일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 논란이 제기되자 지난 8월3일 산케이신문 인터넷 기사란에 "박 대통령이 정씨와 모처에서 함께 있었다"는 취지의 기사를 게재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사건 1차 공판은 다음달 1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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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케이신문서울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