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동서식품이 폐기해야 할 불량 시리얼 제품을 새 제품에 섞어 수십억원 어치를 제조한 사실이 검찰에 적발돼 동서식품 대표가 기소됐다.
서울서부지검 부정식품사범 합동수사단(단장 이성희 부장검사)은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동서식품 대표이사 이모(46)씨 등 책임자 6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검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을 지키지 않은 동서식품의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동서식품은 지난 2012년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충북 진천공장에서 12차례에 걸쳐 '아몬드 후레이크' 등 대장균군이 검출된 시리얼 42t을 다시 살균처리 후 52만개의 새 제품(26억원 상당)에 섞어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이사는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조사결과 동서식품은 제품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알고도 보건당국 신고 및 전량 폐기 절차를 거치지 않아 위험 우려가 있는 식품을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달 14일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해 동서식품 '아몬드 후레이크' 등 4개 시리얼 품목을 잠정 유통·판매 금지했다. 같은 달 21일 검사제품 139건에 대해 '대장균군 불검출'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해당 제품에서 유해함이 입증되지 않았지만 제조과정의 위법으로 위험우려가 있는 식품을 판매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회사의 영업이익을 위해 국내 실정법을 위반한 책임자들을 모두 기소했다"며 "식품업 종사자들에게 식품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부정식품 사범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천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대장균군이 검출되면 회사 자체적으로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가품질제도'의 실상과 허점을 확인했다"며 식약처에 해당 제도의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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