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국교회연합(한교연) 제4대 대표회장 선거에 단독후보로 나선 양병희 목사(예장 백석·영안교회)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 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린 정책발표회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과의 통합을 위해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교연 제4회 총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박위근 목사) 주관으로 열린 이날 정책발표회에서 양 목사는 "한기총과 한교연으로 대립 양상으로 보여, 성도들이 가슴 아파하고 있다.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 한기총과 이단 문제 등 통합논의를 하겠다"며 한국교회의 '연합'을 강조했다.
양 목사는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과 만나며 대화를 해왔다. 하나가 돼야 한다는 궁극적인 뜻에는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또, 통합을 위해서라면 대표회장 자리도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에 대한 질문에는,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양 목사는 "동성애, 차별금지법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에이즈 환자의 대다수는 레즈비언, 게이와 같은 동성간의 성행위를 통해 감염된다.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병든 사회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이 문제에 대해 한국교회의 입장을 우리 사회에 전하겠다"며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와 종교인 납세 문제의 대해서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는 여러 의견을 모아 지혜롭게 대처하겠다. 종교인 납세는 위원회가 구성돼 잘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전문가들의 연구를 통해 사회로부터 지탄받지 않도록 확실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양 목사는 소견발표를 통해 "무엇보다도 한교연의 출발을 같이 했던 저로서는 한국교회 연합운동이 가야 할 방향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고, 그 초심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기에 겸허히 그 뜻을 받아들이게 됐다"며 "이 모든 일을 주관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 목사는 한국교회의 현 상황에 대해 "큰 암초에 부딪혀 침몰하는 배와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다시 일어나는 해법으로 '연합'을 주문했다. 양 목사는 "속도가 다소 늦더라도 마음을 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족한 사람이다. 그러나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누구보다 크다고 자부한다. 그동안 하나님은 저를 여러 분야에서 다듬어 사용하셨고, 준비된 일꾼으로 키워주셨다"며 "8천700교회를 대표하는 서울시 교시협의회 회장, 15만 경찰을 선교하는 경찰청 교경중앙협의회 대표회장, 한국 장로교회를 대표하는 한장총 대표회장을 비롯해 연합활동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것은 저의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양 목사는 "그동안 배우고 익힌 연합의 노하우를 이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한교연을 통해 섬기려고 한다"며 "한국교회가 하나 되는 일을 위해 함께 기도하며 뜻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어 양 목사는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후보에 임하면서 몇 가지 다짐의 말씀을 드리겠다"며 "'필사즉생(必死卽生)'의 각오로 연합을 이루겠다.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가 어려울 때마다 힘을 모았지만, 그러나 지금은 '분열'로 각인되어 있다. 한국교회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연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양 목사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각오로 한국교회를 하나로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하나됨의 기준은 '복음'이 될 것이다. 복음적 기준이 명확하다면 연합도 쉬워질 것이며, 이단 문제도 객관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목사는 대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목사는 "한교연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방향' 제시이며,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이 행사도 중요하지만, 정책과 대안제시와 방향 설정은 더욱 중요하다"며 "세월호와 동성애 차별금지법, 목회자 과세와 같은 사회적 논란이 시작될 때, 대사회적 목소리를 한국교회 입장에서 정확히 내고, 기독교를 위협하는 도전에 방패가 되어 교회를 지키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교단의 크기도 문제가 되지 않는 한교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 목사는 "함께 일하는 한교연을 만들겠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교단의 크고 작음은 중요하지 않다. 일을 열정과 소신으로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한교연 안에 속한 모든 회원들이 균등한 기회 속에서 맡은 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 동양의 작은 나라에서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하듯이 실력있는 인재를 발굴해 한국교회의 중요한 미래 자원으로 세워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양 목사는 한교연이 다가올 통일 시대를 구체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 목사는 "북한사회는 급변하고 있다. 반드시 다가올 통일을 준비하는 것은 우리 기독교의 역사적 사명이고 책임이다. 통일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대북지원과 탈북자 선교를 전개해왔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통일이 아니라 '사람의 통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남과 북의 차이를 좁히는 사람의 통일을 준비하고 NGO를 통한 인도적 지원과 교류를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양 목사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양 목사는 "내년에는 인구센서스가 진행된다. 20년 전 기독교인 수가 800만 명이라는 통계가 나와 충격을 준 바 있다. 20년 만에 다시 갱신되는 통계를 통해 기독교의 성장과 침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한국교회는 정체기를 지나 침체로 가는 현실에 처해 있음은 분명하고, 지금 우리는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를 위해 다시 준비하는 처방이 필요하다. 이 일을 위해 미래지향적인 한국교회 발전을 위한 TF팀을 구성하고, 다음세대 복음화를 위한 준비와 건강한 한국교회 회복과제 진단,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섬김 등 다양한 사역에 대한 계획을 세워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연합기관의 분열로 한국교회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중심을 잃고 표류하는 때에 한국교회 대표기관인 한교연을 명실상부한 한국교회 대표기관으로 위상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 일은 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교회의 현재를 걱정하고 미래를 건강하게 세우는 일에 우리 한교연에 속한 모든 회원교회와 함께할 것이다. 한국사회에 복음의 새 바람이 불도록 혼신을 다해 사역하고 봉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