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이슬람국가(IS)가 공개한 미국 구호활동가 피터 카시그의 참수 동영상 속 IS 대원들 가운데 프랑스와 영국 출신의 유럽인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스 당국은 18일(현지시간) 해당 동영상에 나온 IS 대원을 모두 조사한 결과 이 중 한 명이 이슬람으로 개종한 프랑스인 막심 오샤르(22)임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오샤르는 지난 2011년부터 모리타니를 두 차례 이상 방문하며 급진적 성향의 이슬람 신학교에서 수학했으며, 이에 프랑스 경찰 당국의 감시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샤르는 또한 지난 7월 프랑스 TV 방송사 BFM과의 인터뷰에서 "IS의 모술 장악을 도왔다"며, "여기 있는 우리 모두의 목표는 순교"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샤르 외에도 IS 대원들 가운데는 앞서 공개된 참수 동영상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영국인으로 보이는 청년들이 적어도 2명이 있었으며, 영국 대테러 정책 연구소 퀼리엄 재단측은 그 중 한 명이 나세르 무트하나(20)라는 주장이 사실로 보인다고 밝혔다.
무트하나의 아버지는 이날 영국 언론 P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동영상에 나온 사람은 내 아들을 닮았다"며,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IS가 세력 확대를 위해 중동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대원 모집에 나선 가운데 특히 유럽의 많은 청년들이 IS에 가담하고 있어 해당 국가 정부들에 고충을 안기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 보고에 따르면 IS에 가입하려는 프랑스인 청년 수가 1천 명이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으며, 영국 정부는 실제로 IS에 가담하고 있는 자국 청년 수가 800여 명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프랑스와 영국 정부는 청년들이 IS에 가담하는 데 대한 우려를 표하고, 현재 IS 대원들 가운데 자국 국적인 인물들을 밝혀내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청년들의 중동행을 막기 위한 정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립 해먼드 영국 국방장관은 지난 8월 20일 첫번째 희생자인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의 참수 동영상 속 IS 대원이 영국인인 것으로 밝혀지자 당시 선데이타임스 기고를 통해 "시리아와 이라크 무장세력의 위협은 한 세대 내내 지속될 수 있다"며 "영국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랫동안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국 내 무슬림 인구는 270만여 명에 이르며, 이들은 대부분 IS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무슬림 부모들은 아들이 IS에 가담하거나 그러한 조짐이 보이면 영국 당국에 신고해 신변 보호를 요청하고 있다.
영국 무슬림 커뮤니티 지도자인 이크발 사크라니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아 청년들 사이에 지하드 사상이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사회 소외 계층 가운데서 지하드가 멋진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이는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 문제는 결국 사회 전체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며 우리 모두의 협력을 통해서만 효과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