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선릉로 영동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교문을 빠져나오고 있다.   ©뉴시스

[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지난해 대입 수학능력시험의 세계지리 출제 오류 논란에 이어 올해 수능에서도 오류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교육과정 평가원은 오는 24일까지 정답을 확정할 방침이다.

평가원 홈페이지(www.kice.re.kr) 수능 문제·정답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시험 문제가 잘못됐다는 이의 제기가 수천건이나 올라와 있다.

이중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영어 홀수형 25번 문항이다. 미국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 실태에 관한 도표를 보고 틀린 보기를 찾는 문제인데 평가원이 제시한 정답(4번) 외에도 5번 보기가 틀렸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보기는 '휴대전화번호 공개 증가율' 그래프가 2006년 2%에서 2012년 20%로 늘었는데도 이를 '18% 포인트'가 아닌 '18% 증가했다'고 기술했다.

박유성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는 "시험의 엄밀성을 고려한다면 퍼센트와 퍼센트 포인트를 구분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퍼센트'는 전체에서 차지하는 특정한 양을 백분율로 표기한 것이기 때문에 퍼센트 간 차이를 얘기할 때는 '%포인트'로 기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제가 커지자 평가원도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평가원은 지난해 수능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오류로 홍역을 치른 뒤 "문항 검증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용기 평가원 수능시험본부장은 "우리도 왜 (검증시스템이)작동하지 않았는지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라며 답변을 아꼈다. 평가원은 이날 오후 6시까지 게시판에 올라온 이의신청을 취합한 뒤 심의를 거쳐 24일 정답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이번 논란이 어떤 쪽으로 결론이 나든 평가원은 수능 출제기관으로서의 공신력에 타격을 입게 됐다.

이미 평가원은 2004년(언어영역), 2008년(물리2), 2010년(지구과학1), 2013년(세계지리)에 이어 올해까지 5번의 출제 오류 논란을 겪었다. 특히 지난해 수능에서는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다가 지난달 서울고법으로부터 응시생 전원을 정답 처리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평가원은 올해 수능 영어와 수학B에서 만점자가 속출하는 등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 와중에 영어 25번에서 복수정답을 인정할 경우 만점자가 더 늘어 변별력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 같은 수능 출제 오류를 막기 위해서는 출제 방식이 바꿔야 한다는 게 많은 교육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금과 같이 출제진이 2~3주 동안 시간에 쫓겨 출제·검토를 마쳐야 하는 상황에서는 같은 문제가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교사가 대부분인 검토위원들이 교수 중심으로 구성되는 출제위원에게 자유롭게 문제 제기를 하는 분위기도 필요하다.

수능에 나올만한 문제를 상시적으로 출제한 뒤 이를 문제은행에 보관했다가 실제 시험에 이 중 일부를 출제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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