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김종엽 기자] 통일이 이뤄진 후 약 20년간 북한 경제를 재건하는데 50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는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인프라 투자은행'을 설립, 북한의 인프라를 정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1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오는 19일 열리는 '한반도 통일과 금융' 콘퍼런스에서 이같은 내용의 '통일 이후 북한 금융정책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북한 경제 재건 비용을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 등에서 조달하고, 해외 공적개발원조(ODA)의 도움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화폐의 경우 통일 전 '2국 2화폐'체제를 유지하다가 통일이 되는 시점부터 단일 화폐를 사용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또 북한의 조선중앙은행이 담당하던 시중은행 기능을 떼어 내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자본금 1조원 규모의 국영 시중은행인 '조선상업은행'을 신설하고 정책금융기관도 설립키로 했다. 조선상업은행은 북한 전 지역에 영업망을 갖추게 된다.
국내 시중은행과 외국계은행의 북한 진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금융위는 북한의 인구규모를 감안해 1800개의 은행지점이 필요하다고 고고 있다. 1200개 지점은 조선상업은행과 국내 시중은행에 내주고, 나머지는 중국공상은행·중국건설은행 등 외국계 은행에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한민국이 통일 과정에서 모든 주도권을 갖고 결정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준비를 해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통일 전에 '2국2화폐' 체제로 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라며 "통일의 전개과정에 따라서 단일화폐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