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가 애기봉 등탑 재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진보 기독교 단체들이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한기총이 애기봉 등탑 건립을 목적으로 14일 오후 3시 애기봉(경기도 김포시 소재)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한 기도회'를 여는 것에 대해,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와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는 이제 맞서며 14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애기봉 등탑 반대 '맞불'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이들 단체는 "한기총은 종교를 이용한 대북선전 등탑인 애기봉 등탑 재건 시도를 중단하라"며 "우리는 지난 10월 15일 하나님의 기적을 경험했다. 분단된 이 나라 이 민족의 갈등과 평화파괴의 상징인 애기봉 등탑이 철거된 것"이라고 '애기봉 등탑 철거'를 '하나님의 기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것은 지난 2010년 애기봉 등탑이 다시 켜지던 순간부터 반대운동을 하며 평화를 외쳐온 우리 한국교회와 지역주민에게는 하나님의 기적의 응답이었다"며 "최근에는 대북 삐라 살포로 인한 고사총 사격이 있던 긴장되던 시점이기에 우리는 애기봉 등탑의 철거는 지역주민의 안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상징적인 조치였던 것으로 받아들이고 환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애기봉 등탑 철거가 박근혜 대통령이 결정한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애기봉 등탑의 철거에 대해 감정섞인 비판을 내놓았고 마치 애기봉 등탑 철거가 군 사령관의 독단적인 행동인 것으로 보도되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전체 한민족의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고 대북심리전의 상징물이 되어있는 등탑이 어찌 현지 사령관의 개별적 결정으로 철거될 수 있다는 말인가? 총알하나도 다 통제되어 사격하는 최고 긴장지역에서 일거수 일투족이 통제되는데 일개 사령관의 결정으로 철거가 가능하다는 것인가? 박근혜와 청와대는 대북 강경보수세력을 달래기 위해 자신이 승인한 이 일에 대해 너스레를 떨면서 한 사령관의 독단적 행동으로 몰아가고 이제는 한국교회를 동원해 이를 재건한다는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이들 단체는 한기총을 맹비난했다. 이들은 "애기봉 등탑은 본질적으로 성탄트리가 아니다. 애기봉 등탑을 그 무슨 성탄절 트리라고 강변하고 있는 한기총은 사실관계 조차 왜곡하여 순진한 성도와 한국교회를 기만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애기봉 등탑은 평화의 성탄과는 그 어떤 연관도 없는 대북갈등, 전쟁 참화를 이끌어 올 수 있는 위험천만한 반복음적, 평화파괴의 등탑인 것"이라며 "이를 한기총이 다시 세우려고 한다니 한기총은 기독교의 탈을 쓴 호전집단이요, 민족갈등 유발자집단임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 한기총을 거듭 비난했다.
아울러 "이미 장로교 합동측과 통합측 등 한국교회 주요교단이 줄줄이 탈퇴해 한국교회의 대표성을 상실한 분파집단에 불과한 한기총이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 없다는 것이 교계의 중론"이라면서 "전쟁참화를 불러오고 지역주민의 생명과 생활에 위협을 주는 애기봉 등탑 재건을 추진한다니 이는 애기봉 재건이 아닌 한기총 재건과 체면 회복을 위한 꼼수에 불과한 것"이라고 한기총을 평가절하했다.
끝으로 "한기총은 성탄트리가 아닌 대북심리전 수단에 불과한 애기봉 등탑의 재건으로 자기의 체면을 회복하려는 꼼수를 즉각 중단하고 한국교회가 국방부에 이용당하는 수치스런 모습을 되풀이 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