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은행 가계대출이 지난달 7조원 가까이 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은행빚을 낸 가구들이 더 늘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은 547조4천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6조9천억원 늘었다.
금융사의 수신과 대출 등 자금흐름에 대한 속보치 성격의 이 집계가 2008년 개시된 이래 월간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으로는 최대 규모다.
종전 최대치는 취득세 감면 종료를 앞두고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늘어난 작년 6월의 4조6천억원이었다.
이번에도 주택담보대출(집단대출, 전세대출 포함)이 가계 빚의 증가 원인이었다.
주택담보대출은 한달새 6조원이 늘어 역시 이 집계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증가폭을 보였다. 종전 월간 최대 증가치는 부동산 취득세의 한시적 인하 혜택 종료를 앞둔 2012년 12월의 4조6천억원이다.
이와 관련, 한은은 "저금리에 대출규제 완화 효과가 맞물리고 주택 거래도 늘어난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1만900가구로 2008년 4월(1만2천200가구)이후 가장 많았다.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도 한달새 9천억원이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이 기술신용에 대한 은행의 대출 확대 노력 등 영향으로 이 기간 3조원에서 4조5천억원으로, 대기업 대출은 일부 기업의 일시적 운전자금 수요 등으로 5천억원에서 2조7천억원으로 각각 증가세가 확대됐다.
회사채(공모 기준)나 기업어음(CP)를 통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도 늘었다.
회사채(9월 -6천억원→10월 1조9천억원)는 장기물 발행수요 확대, CP(-1조원→1조6천억원)는 일부 실적부진 대기업의 운전자금 수요 확대에 힘입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은행의 수신(잔액 1천217조7천억원)도 월간 증가폭이 9월 3조7천억원에서 10월 7조3천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은행의 예대율 관리를 위한 법인 자금 유치, 지방자치단체의 여유자금 유입, 은행채 발행 확대 등에 따른 것이다.
자산운용사의 수신 증가액도 같은 기간 2조7천억원에서 21조8천억원으로 급증했다.
시중 금리 하락으로 갈곳을 찾지 못한 단기성 자금이 몰린 머니마켓펀드(MMF)의 수신이 10조원 늘고 채권형 펀드도 2조8천억원 증가한 영향이 컸다. 주가 하락으로 저가 매수를 노린 자금이 유입된 주식형펀드와 신종펀드도 각각 2조1천억원, 4조2천억원 불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