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 재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3국간 외교적 협력관계가 복원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중 양국간 북핵문제 공조 역시 재확인됐지만 박 대통령은 우리정부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여부에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연내 3국 외교장관회의 개최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고 향후 후속 조치 방향에 관해 논의키로 합의했다. 이로써 한중일 3국간 외교장관회담은 2012년 4월 중국 닝보에서 개최된 뒤 2년반 만에 열리게 될 전망이다.
일본의 과거사 문제와 센카쿠 열도 영유권 문제로 지지부진했던 한중일 3국간 외교장관회담은 한중 정상간 합의 덕에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한중일 고위급 회의 의장국 역할을 맡고 있는 정부는 좀 더 자신감을 갖고 회담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회담 개최가 성사될 경우 한중일 3국간 외교적 협력관계가 다소 복원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3국 외교장관회담에서는 3국 정상회의 개최에 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 밖에 북핵문제 대응, 한중일 자유무역협정, 과거사·영토문제 등이 안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은 이날 북핵공조도 재확인했다. 시 주석은 북한의 핵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한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이에 박 대통령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경제발전을 이룰 수 없다는 점 ▲북핵이 오히려 북한의 안보를 약화시킨다는 점 ▲북핵이 북한의 고립만 가속화 시킨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비무장지대에 세계생태평화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소개했고 이에 시 주석은 "북한을 지원하기 위해 같이 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겠다"며 "남북 대화와 협상, 그리고 관계 개선을 지지하며 남북간 화해 협력을 통한 평화적 통일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날 회담에서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중국 양제츠 국무위원과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간 협의에서 도출된 양국간 4개 합의사항에 관한 설명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센카쿠 열도에 관한 중일간 협의 상황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관한 중일간 협의 과정을 소개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그 결과로 도출된 중일 정상회담 개최 사실 역시 시 주석의 설명에 포함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우리나라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참여에 관해선 정상간 일부 시각차가 있었다. 시 주석은 "AIIB는 기존 다자국제금융기구와 보완적이므로 한국의 AIIB 참여를 기대한다"는 취지로 발언했지만 박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다수의 국가 참여 하에 AIIB 설립 양해각서 서명식이 개최된 것을 평가하고 이 문제에 관해 앞으로도 긴밀한 소통을 계속해 나가자"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관리구조와 보장조치에 관한 이견이 있는 만큼 양국간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의사를 완곡하게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