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희 기독일보·선교신문 기자]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1월 현재 234개국에서 온 8만153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국내에서 어학연수, 학위 취득, 방문, 기타연수를 목적으로 공부하고 있다. 1970년 321명에 비해 많이 증가했으나, 최근 5~6년 동안은 8만 명에서 9만 명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소폭 증감이 이어지고 있다. 2003년 1만2,314명에서 2011년 8만9,537명이 되었지만, 2012년 8만6,878명, 2013년 8만 5,923명으로 조금씩 준 것이다. 지난 9월 법무부 통계에는 8만9,847명으로 나타나 다시 9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유학생들의 한국어 실력 향상을 지원하고, 학업에 충실할 수 있도록 격려할 뿐 아니라 가족과 떨어져 외로운 이들의 친구가 되는 등 현실적인 필요를 지원하면서 복음을 증거하는 유학생선교전략이 '21세기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슬람권과 불교권, 힌두교권, 공산권에서 선교사 활동이 더욱 제한되면서, 한국교회가 해외로 선교사를 파송한 국가(169개국)보다 65개국이나 많은 234개국의 유학생이 이미 우리 곁에 다가와 있음을 교회가 인식하고, 이들을 통해 각국을 복음화하는 전략이 요청되는 시점이다.
이에 유학생 선교의 당위성과 시급성을 알리고, 유학생 선교기관의 네트워크를 통한 선교 전략과 협력을 논의하는 2014년 유학생선교포럼이 10일 오후 1시 총신대학교 종합관 4층 시청각실(425호)에서 열렸다.
행사는 한국세계유학생선교협의회(KOWSMA)가 주최하고, 총신대학교 선교대학원이 주관했으며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범아시아아프리카대학협의회(PAUA), 전국기독교수연합, 국제전문인선교회(GPMC), 신촌기독인연합회가 후원했다.
KOWSMA 이사장 노향모 목사는 개회사에서 "과거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나간 한국 유학생들을 위해 KOSTA가 설립돼, 많은 이들이 유학생활 중에 구원 받고 제자가 되어 해외와 조국에서 영적 지도자 역할을 감당했다"며 "이제 한국에 온 유학생들의 다양한 필요를 채우고 자기 나라의 선교사로 훈련, 파송하여 민족 복음화와 세계선교를 완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신대학교 선교대학원 김성욱 주임교수(전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회장)는 환영사에서 "2014학년도 가을학기 총신대 선교대학원 학술포럼을 KOWSMA와 같이 열게 되어 감사드린다"며 "다문화 시대를 맞아 한국에 몰려오는 외국인을 향한 선교전략이 가장 필요한 이때, 유학생 선교가 우리에게 큰 도전이 되고 구체적인 선교 전략이 도출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개회예배 설교를 전한 총신대학교 부총장 심상법 목사는 "예수님이 지상에서 전파하시고, 가르치시고, 치유하실 때의 태도와 모습을 우리 가슴에 담아야 할 것"이라며 "예수님은 목자로서 유리하고 방황하는 백성을 바라보실 때 애간장을 태우시고, 시대의 긴박성을 아셨으며 행동하기 전 먼저 신실한 일꾼과 현장을 위해 기도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목회와 선교는 기도와 함께 반드시 일꾼을 훈련하고 보내야 한다"며 "유학생 선교를 위해 탁상공론으로 끝나지 않고, 결심하고 뜨겁게 기도하는 포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포럼에서 인사말을 전한 KOWSMA 대표회장 김민섭 목사(TCI 이사장)는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 시대, 다문화 시대를 맞아 한국선교가 구심력의 선교와 원심력의 선교를 동시에 이루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며 "한국에 들어온 10만여 명에 가까운 유학생에게 복음을 심어 자국을 변화시키는 유학생 사역은 세계선교의 지름길로, 이 사역 한국교회가 눈을 뜨고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송용필 목사는 격려사에서 "우리나라에 온 10만 유학생을 한꺼번에 다 전도하려 하기보다 학생, 교수 등 모두가 한 사람씩이라도 유학생을 입양해 양육한다면 이들이 본국에서 큰 지도자가 될 것"이라며 한 영혼에게 실질적으로 접촉해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KWMA 운영위원회 회장 김영휘 목사는 축사에서 "유학생 선교는 한국선교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이번 기회에 우리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유학생을 위해 한국교회가 선교적 안목을 뜨고, 새로운 통찰력을 갖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 유학생 출신 목회자들이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유학생 사역에 총력을 다하고, 관계 형성을 통한 전도에 힘쓸 것을 요청했다.
이날 포럼 주제인 '세계유학생과 미래선교전망'에 대해 발표한 KOWSMA 실무회장 문성주 목사는 "유학생 사역은 반드시 교단, 기관, 교회가 함께해야 하는 팀사역으로 해야 한다"며 "또 이들을 미래 글로벌 영적 리더로 양육하기 위해 다양한 훈련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목사는 "전 세계에는 400만 유학생이 타문화권에 속한 디아스포라로 새로운 환경에 순응하고 적응하면서 생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2000년 들어 유학생이 교과부의 핵심정책이 되면서 빠른 속도로 유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류열풍과 함께 한국문화를 습득하고, 한국 대학과 대학원 진학, 취업을 목표로 한 한국어연수 숫자가 증가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2년 유네스코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유학생 약 400만 9,300명 중 유학생 출신국은 중국(약 69만 4천 명), 인도(약 18만 9천 명), 한국(약 12만 3천 명), 독일(약 11만 7천 명), 사우디아라비아(약 6만 2천 명) 순으로 나타났으며, 한국은 인구대비 유학생 1위 국가를 했다고 말했다. 유학생 수용국은 미국(약 74만 명), 영국(약 42만 7천 명), 프랑스(약 27만 1천 명), 호주(약 24만 9천 명), 독일(약 20만 6천 명) 등 순이었다. 또 한국에 유학 온 8만 9,847명(이하 9월 30일 현재 법무부 통계)의 유학생 출신국은 중국(5만 6,065명), 몽골(3,683명), 베트남(4,717명), 일본(2,615명), 미국(1,452명), 인도네시아(1,163명), 파키스탄(1,095명), 인도(1,034명), 말레이시아(922명), 프랑스(960명) 순으로 나타났다. 문 목사는 "미국이 부강한 이유가 전세계 유학생을 적극 유치하기 때문"이라며 "현재 우리나라 대학들도 미래가 보이는 학생들을 추천받아 장학금을 주고 교육하는 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온 유학생들은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가 높고, 한국어가 용이할 뿐 아니라 선교가 제한되고 닫힌 본국에서보다 복음에 개방적이다"며 "한국 선교사들이 아직 가지 못한 65개국 출신 유학생도 들어와 있어 주한 유학생 사역이야말로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유학생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 평신도 선교사를 동원해 '국내 외국인 선교사'로 캠퍼스에 파송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또 "유학생 선교사역의 성공과 실패는 교회의 투자에 좌우된다"며 "대형교회 유학생 사역자는 한국사회 전체에 선한 영향력과 선교목회역량, 종의 리더십을 가지고 큰 틀에서 사역에 투자하고, 중형교회 유학생 사역자는 차세대 일꾼을 잘 준비시키며, 소형교회도 신속한 목회철학과 프로그램 도입으로 유학생 사역이 가능하다"며 목회생태학적으로 모든 교회가 연결된 것을 기억하고 각 교회 규모와 은사에 따라 서로 협력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그는 유학생 사역의 전략적 방향으로 ▲학습지원 및 취업컨설팅, 선교복지 ▲PAUA와 전략적 국제협력 ▲국제제자훈련 ▲유학생 멤버케어 사역자 훈련과 양성, 지원 ▲유학생 선교를 위한 전문인 선교사 양성 등을 제시했다. 또 유학생 사역을 위해 훈련된 외국학생, 선교사, 선교단체와 교단, NGO, 대학, 교회 단기해외봉사팀 등과도 다양한 협력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 교수, 유학생 선교 사역자, 지역교회와 국제전문선교단체가 연합할 때 유학생 선교사역에서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외에도 한국 청년, 장년, 시니어와 유학생이 일대일로 연결돼 정착을 돕는 멘토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선교단체와 유학생 교류 증진을 위한 국제문화교류를 위한 활동 개발, 유학생을 위한 기독교 문화 프로그램 개발, 기독교 전문 상담사 양성, 여전도회와의 일대일 자매결연으로 기도와 물질 지원, 귀국 후 돌봄을 위해 페이스북, 이메일, 전화 등으로 의사소통, 현지 선교사들과의 교류 지원, 졸업생 교류의 장 형성 등을 제안했다. 문 목사는 "유학생 선교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며 한국에 숨겨진 보석"이라며 "영적인 목마름과 외로움이 있고, 다양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향한 우리의 작은 관심과 사랑이 유학생들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례발표 시간에는 한양대 조인휘 교수와 서울대 에브리임 박사가 각각 한양대와 서울대에서의 유학생 선교를 소개했다. 조인휘 교수는 2013년 1월부터 신반포교회 이주민 선교위원회를 통해 한글교사, 영어교사, 명절 문화체험 및 홈스테이 행사 등을 통해 유학생 사역을 했으며, 2013년 5월부터 한양대에서도 유학생 성경공부를 지도하고, ISF(국제학생회)와 협력해 한국어교실을 운영했다. 조 교수는 "처음 3명이 성경공부를 시작했으나 지금은 중국, 파키스탄, 인도, 네팔 출신의 학생 14명과 성경공부를 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예수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마음이 많이 열렸다"고 말했다.
조인휘 교수는 또 "유학생 선교는 먼저 복음화된 나라가 열방을 끌어들여 복음을 전파하는 구심적 선교방법에 속한다"며 "학문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발전된 한국에 몰려오는 유학생들을 새로운 영적 구심점으로 신앙 공동체 안으로 불러들이는 시대적 사명이 한국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유학생 선교를 위해 캠퍼스선교회, 지역교회가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각 대학 학생, 교수들과 동역해 복음 증거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졸업하고 귀국한 후에도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지속 가능한 선교를 하기 위해 각 대학 기독 교수를 중심으로 지역교회, ISF 등 3개 기관이 협력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지난 2월 서울대 박사과정을 마친 에티오피아 출신 에브리임 헤센 박사는 이날 "기독 유학생은 공부도 해야 하고, 믿지 않는 사람을 예수님께 인도하는 등 건강한 영적 생활도 잘 감당해야 한다"며 "둘 사이에 균형된 삶을 살 수 있도록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조직과 헌신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독 유학생 중 교회만 가는 그룹, 모든 대학교회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는 그룹, 교회에 가지 않고 혼자 예배 드리는 그룹, 학교가 아닌 지역교회에서 예배 드리는 그룹 등 4가지 유형이 있다"며 "혼자 예배 드리는 이들에게도 개별적으로 잘 접근해야 하고, 모든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는 학생들도 사실 잘 보듬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인 유학생으로서 한국에서 받는 가장 큰 문화 충격은 언어와 음식"이라며 "유학생 선교 리더들이 이러한 문제에도 접근하면서 유학생과 가까운 관계를 맺고, 대학생 사역단체들이 함께 연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후 '한국과 세계유학생선교의 방안과 전략'을 주제로 한 종합토론에서는 문성주 목사를 좌장으로 총신대 선교대학원 강병문 교수, 김민섭 목사, 에브리임 박사, 배영선 GMS 선교사, 조인휘 교수, 서울대교회 김동식 목사가 패널로 참석하고,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회장 노윤식 박사가 총평을 맡았고, KWMA 총무 서정호 목사의 폐회기도로 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