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KTX 오송역 개명에 발 벗고 나설 분위기였던 민선6기 충북 청주시가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오송 지역 주민의 반발을 의식한 것인데, 청주 청원 행정구역 통합 원년이라는 개명 추진의 호기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청주시에 따르면 시는 내년부터 오송역 역 이름 개정 여론수렴과 개명을 위한 행정절차 추진 등을 골자로 한 새해 업무계획 초안을 마련했었으나 이를 삭제했다. 오송역 이름 변경에 대한 오송읍 지역 주민의 반발이 적지 않은 상황이어서 자칫 지역 민심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옛 청원지역 개발행위 제한을 강화하는 시 도시계획조례 제정안에 대한 읍면 지역 주민의 반발이 계속되는 등 청원 주민의 '불이익' 주장이 잇따르고 있는 점도 오송역 개명 추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오송읍 주민의 오송역 역 이름 사수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어 시가 드러내 놓고 개명 작업을 추진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면서 "개명 필요성에 대한 시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보다 설득력 있는 논리를 개발할 때까지 더 지켜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주 청원 통합으로 오송역 행정구역이 청주시로 변경된 지금이 개명 추진의 적기라는 점에서 관망만 하다가는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청원~상주 고속도로가 청주~상주 고속도로로 바뀌고 청원나들목이 남청주나들목으로 변경되는 지금 분위기를 오송역 개명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는 애초 내년부터 지역 주민 여론조사와 공청회 등을 통해 지역 민심을 한 곳으로 모은 뒤 역 이름 변경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었다. 시는 '오송'이라는 지명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하고 세종역 신설 움직임에 대한 대응 등을 위해 오송역 이름을 신청주역이나 청주(오송)역으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KTX세종역 신설 논란 불식을 위해 청주세종역으로 변경해 이참에 쐐기를 박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역 이름을 변경하려면 국토교통부 고시가 정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시(지자체)가 역 이름 변경을 공식 건의하면 철도공사의 심의를 거쳐 국토교통부 역명심의위원회가 수용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지난 8월 기자들과 만나 "사실상 세종시 관문역 역할을 하는 오송역의 이름을 세종역이나 세종오송역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곧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청주시의 한 읍인 오송을 세종시 산하 행정구역으로 오해하는 외지인도 적지 않은 실정"이라며 "언론이 앞장서서 청주 오송역으로 표기해 오송역을 지켜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