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구세주라고 말하는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러나 무함마드가 사람들을 가르쳐 올바른 길로 가도록 경고하기 위해 예수는 선지자로 보냄 받았다고 말하죠. 그들이 두 사람의 선지자를 믿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내부자운동의 C5와 C6에서 몇 가지 문제점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선한 무슬림들'이라고 부르지만, '상황화'라는 이름으로 일종의 혼합주의를 행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말을 C5 번역에서 완전히 제해버렸습니다. 성경에 무슬림들에게 문제를 일으키는 몇 가지 구절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런 구절들은 삭제해버린 것입니다."
[이지희 기독일보·선교신문 기자] 이상는 '아시아 교회의 다큐멘터리-간과되고 있는 문제' 중 방글라데시 내부자운동 출신 현지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의 증언이다.
지난 30여 년간 이슬람 선교의 주요 선교전략 중 하나로 시행된 내부자운동(insider movement)이 실제 일부 선교현장에서 '종교 혼합주의적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성경 번역 과정에서도 핵심 용어를 이슬람적 표현으로 바꾸면서 '성경의 이슬람화'를 가져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사랑의교회 4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14 제6차 내부자운동 평가 컨퍼런스에서는 오늘날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터키 등 이슬람 선교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내부자운동의 문제점을 다루고, 무슬림 가운데 지상대명령을 완성하기 위해 무엇보다 성경 중심적 선교를 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한국기독교범교단이슬람대책위원회와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이슬람대책위원회, 리버사이더스훈련원(RTI)이 공동주최하고 온누리교회, 사랑의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가 후원한 이 행사에는 교계와 학계 이슬람 전문가와 교단선교부 실무자, 이슬람권 선교사 등 60여 명이 참여했다.
이날 한장총 이슬람대책위원장 나성균 목사는 개회예배에서 "무슬림을 변화시키기 위해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를 모으려 우리가 이 자리에 모였다"며 "지구촌을 바꾸고, 잔치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진리밖에 없는 것을 알고, 이를 증거하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세미나에서는 강의에 앞서 '아시아 교회의 다큐멘터리-간과되고 있는 문제'의 일부 영상을 상영했다. 가장 성공적인 내부자운동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진 방글라데시의 현지인 교회 지도자, 성도들이 직접 등장해 내부자운동을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인터뷰한 내용이었다. 내부자운동에 깊이 관여했다가 지금은 현지 교회 지도자로 활동하는 한 목회자는 "누군가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자이고, 당신은 선지자 무함마드를 따르는 자다. 그러나 우리들의 하나님은 같은 분이다'고 한다면 이것이야 말로 정말 큰 거짓말"이라며 "두 하나님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그리고 이는 예수님을 무함마드와 같은 존재로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젊은 교회 지도자는 "C5, C6 운동가들은 상황화라는 이름으로 일종의 혼합주의를 행하고 있다"며 "이들은 감히 성경에서 몇몇 구절들을 생략하기도 하며, 이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겐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내부자운동의 문제점을 지적한 현지인들은 "'내부자운동은 신자들에게 정체성의 혼란을 가져오고, 전통적인 그리스도인뿐 아니라 무슬림들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스퀘어 미니스트리 대표이며 미션무슬림월드대학을 운영하는 조슈아 링겔 교수는 이날 강의에서 "제 사역의 95%는 이슬람 선교에 교회를 동원하고 기독교인들을 훈련시키는 것"이라며 "저는 평생 이 주제(내부자운동)에만 소진돼 살기 싫지만, 이런 자리의 필요가 너무 급박해서 공개된 장소에서 공개적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9년부터 미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매년 내부자운동 평가 컨퍼런스를 개최해 왔다. 2010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기독교 대학인 미국 리버티학교에서 신학자, 내부자운동에 관여했던 목회자, 성경번역 사역자, 비교문화를 연구한 무슬림 출신의 기독교인 박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했고, 2012년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현지인 교회 지도자들을 적극 초청해 함께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번 한국 컨퍼런스에서도 내부자운동 지지자들과 '맞짱 토론'을 하기 원했으나 성사되진 못했다.
■ 성경의 이슬람화 문제 '심각'
조슈아 링겔 교수는 이날 "성경번역은 사회, 정치, 문화 등 각양각색에 맞게 변화가 일어나야 정상이지만, 전세계의 많은 성경번역이 개인의 취향을 따라 된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경번역본이 우리가 전해야 할 복음을 정직하게 포함하고 있다면, 번역한 사람을 영웅취급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성경번역본이 타협하는 단어들을 포함하고 있다면 현지교회뿐 아니라 모든 성도의 기본이 흔들리게 된다"며 성경번역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링겔 교수는 "그런 타협을 이끄는 주동적 그룹 중 하나가 내부자운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별히 무슬림들이 보기에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성경번역본에서 사라져버렸다"며 "무슬림들은 하나님을 아버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삼위일체를 싫어하는데, 특히 무슬림들이 신성모독으로 여기는 '하나님의 아들 되신 예수'라는 말을 성경에서 아예 빼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자운동가들은 복음이 효과적으로 전달되기 위해 번역자들이 장애가 되는 용어는 피해야 한다고 보았다"며 "신약에서 79번 나오는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용어를 '왕' 또는 '메시아', '대표'란 말로 바꾸고, 성경에서 269번 언급된 '하나님 아버지'라는 말을 '주님'으로만 표시했다. 우리는 그런 번역본을 무슬림에게 좋은 번역본이 아닌 순응하는 번역본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어 링겔 교수는 "이전에 내부자운동에 깊이 관여했던 현지 교회 리더십들은 '서구에서 온 돈 있는 외부인'들이 자신들의 영향력으로 그 같은 성경을 만들고 배포하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고 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도 이런 번역본에 뿌려지고 있다"며 "여러분의 자녀와 손주들이 이 성경번역을 읽고, 여러분의 교단이 이런 성경을 발간했다면 어떤 느낌이 들고, 어떻게 생각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러한 성경번역본은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터키 등 아랍어권 등에서 번역돼 현지 성도들에게 배포될 뿐 아니라, 인터넷쇼핑몰 등을 통해서도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링겔 교수는 이런 사태가 마치 거대한 유조선에서 기름이 계속 유출되는 사건처럼 절박한 상황이라고 보았다. 그는 "만일 바다에서 기름이 유출됐다면 제일 먼저 문제의 원인을 파악해야 할 것"이라며 "그리고 이를 청소하기 위해 세 그룹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환경단체가 가장 큰 대가를 지불하고, 기름을 유출한 유조선 회사가 그 다음으로 대가를 지불해야 하지만, 그는 "실제로 제일 먼저 피해를 보고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할 사람들은 바로 해변에 사는 주민이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그는 "선교에서 기름 유출과 같은 대형사고인 잘못된 성경번역의 원인을 파악하고, 이 사역의 주인인 세계교회와 이를 번역한 선교단체 소속자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가장 큰 피해자는 진정한 구원자를 뺏겨 구원 받을 길이 없는 성도들로, 이들이 가장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교회가 파송한 모든 선교사가 자신이 있는 곳에서 이러한 성경번역본의 문제를 알리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복음, 원본 그대로 신실하게 전해야
링겔 교수는 "우리의 임무는 우리에게 주어진 복음을 원본 그대로, 신실하게 전하는 것"이라며 "성령 하나님이 전세계 교회를 동원하여 무슬림 가운데 지상대명령을 완수하려는 지금, 우리는 '구원 받을 복음'만을 전달하는 제자로 서야 하고, 무슬림을 얻기 위해 우리의 생명과 피를 하나님의 제단 앞에 바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복음에 동의하고 지상대명령을 완수하는 데 합류할 사람들이라면 어떤 교단도 상관없이 전세계 교회가 어깨를 맞대고 서로 힘을 북돋워 주며 지상대명령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