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평화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 '통일대박'이란 말로 남북관계의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 표명과는 달리, 현재 정부를 통해 실질적으로 이루어진 성과는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10월초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노동당 비서 등 북한의 실세이자 최고위층의 깜짝 방문을 통해 남북관계의 급물살을 기대했고, 곧바로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과의 면담이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온 국민은 남북관계의 새로운 기류가 생길 것을 기대했지만, 대북 전단 살포로 인한 갈등고조로 다시 급냉각 되었다. 고위급 회담도 무산되어 당분간 남북관계의 확대나 개선은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5.24 조치 이후 남북교류는 중단되어 정부차원의 일반구호, 농업복구, 보건의료, 그리고 경제협력 등 대부분의 대북지원이 중단되었고, 민간차원의 인도적 대북지원까지도 경색되어 막혀 있어 좀처럼 남북관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 대북지원단체에서 북한 장애인을 위한 인도적 지원이 진행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2012년 런던 장애인 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하면서 북한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 남한은 물론 국제적 차원에서 북한 장애인에 대한 인권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시작되었다. 특히 지난 10월 인천 장애인 아시안게임에도 9명의 북한 선수단이 참가하면서, 이에 대한 지속적 지원과 협력을 모색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북한의 주민들도 장애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생기고 있다.
특히 최근 대북민간단체(푸른나무)를 통해 평양에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장애인 복지시설인 '대동강장애인종합회복원'이 그 좋은 결실이라 하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남한에서도 장애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은데, 경제적 여건이 더욱 열악한 북한에 187만여 명의 장애인이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인권의 사각지대인 장애인 지원을 위한 협력사업은 북한 주민들의 인식 전환은 물론 사회에도 많은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북한 장애인 지원은 경색되어 있는 남북관계에 새로운 협력사업의 시범 현장이 될 것이다.
최근 남한의 탈북자단체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비판하는 대북 전단지 살포와 같은 정치적 자극 활동보다는 북한인권의 또 다른 사각지대인 고아와 장애인들을 위한 실질적 지원과 협력이 지속되도록 모색해야 할 것이다. 북한 장애인을 위한 대북지원은 인도주의 측면에서만이 아닌, 고아와 장애인 등 소외된 자들을 통한 민족의 평화통일의 토대를 마련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장애인 지원을 통해 북한에서도 남한의 사회복지 시스템을 적극 수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남북한 지속가능한 장애인 복지 협력 모델로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장이 마련될 것이다. 건강한 민족 통일의 준비를 위해서도 북한의 고아와 장애인들을 위한 복지시설과 복지정책 마련은 정치적 상황과 상관없이 지속되어야 한다. 비록 군사적 긴장과 함께 정치적 회담이나 경제 협력 등 남북관계 전반이 경색되어 있는 현실이지만, 열려 있는 새로운 장, 북한 장애인을 위한 인도적 지원과 협력을 확대함으로 건강하고도 평화로운 민족통일의 새로운 토대 마련에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글ㅣ김유준 박사(은진교회 담임목사·연세차세대연구소 소장·평통기연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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