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가인 '레안드로 에를리치'의 작품이 서울에 선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직무대리 윤남순)은 현대미술계의 주요 작가를 지원하는 <박스 프로젝트>의 두 번째 전시인 <박스 프로젝트 2014: 레안드로 에를리치 (The Box Project 2014: Leandro Erlich)>를 오는 11월 4일부터 내년 9월 13일까지 서울관에서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13년 서도호 작가(1962~)에 이어 올해 <박스 프로젝트>에 아르헨티나 작가 레안드로 에를리치를 선정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레안드로 에를리치는 2001년 베니스 비엔날레 아르헨티나 국가관 작가로 선정되었으며, MACRO 로마 현대미술관, MoMA PS1, 가나자와 21세기 현대미술관 등 유수의 해외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국제적인 현대미술작가로 평가를 받은 예술가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장소 특정적 설치 작품을 관객들에게 소개한다. 그는 일상적이고 친숙한 공간을 전복시켜 실재와 환상 사이의 모호함을 부각시키는 작품들을 통해 현실에 대한 독창적이며 창조적인 언어를 구축해왔다.
이번 전시회에서 레안드로 에를리치는 자신의 신작 <대척점의 항구 Port of Reflection>를 선보인다. 현대미술관 서울관 중심에 위치한 이 작품은 일명 '서울박스'의 특성과 항구에 정박된 선박들과 가로등, 그리고 이를 반영한 물그림자를 표현한 대규모 설치 작품이다. 또한 지리적으로 먼 아르헨티나와 한국의 물리적, 문화적, 사회적 관계를 조명하고 더 나아가 지구상의 모든 나라가 분리 혹은 연합된 관계들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전시와 더불어, 작품의 구상에서부터 제작, 운송, 설치까지의 과정과 작가 인터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상이 상영되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일 예정이다. 또한 작품 제작과 관련된 스케치, 모형, 3-d 모델링 자료들을 추후 아카이빙의 형태로 기록하여, <박스 프로젝트> 시리즈의 서울관 아카이브 컨텐츠로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작품 전시기간동안 1일 1회 전시해설을 운영한다. 이와 함께 작가와의 대화가 5일 오후 3시30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영화관에서 열린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 작품을 접하는 관객들은 현실과 비현실, 실재와 환영이 절묘하게 결합된 초현실적인 풍경 속으로 빠져드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박스 프로젝트>가 전 세계 미술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상징적인 프로젝트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