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이 돈과 얽힌 비리로 잇따라 검찰 수사망에 포착됐다.

특히 한국 유림의 수장인 성균관장과 성균관 재단 이사장이 돈 문제로 곤욕을 치르면서 종단 내부에서는 전체 유림의 수치라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최근덕(81) 전 성균관장은 국고보조금 유용을 지시하고 공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지난해 검찰 수사를 받았다.

최 관장은 종교 지도자로는 이례적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되면서 '영어(囹圄)의 몸'이 되는 불명예를 남겼다.

대구지검 안동지청은 지난해 4월 최 관장을 구속기소하면서 "고질적인 국고보조금 횡령 및 사회지도층의 전형적인 비리"라고 심각성을 알렸다.

검찰에 따르면 최 관장은 2009~2012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청소년 인성교육 현장교실' '서원스테이' 등의 사업비 명목으로 국고보조금 1억4000여 만원 상당을 교부받아 보조사업 외 주식투자, 사채사무실 투자, 생활비 등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 관장은 또 성균관 총무부장 등과 공모해 2007∼2011년 성균관 간부들로부터 헌성금(獻誠金) 명목으로 19억3000만원을 받아 보관하다 개인대출금상환·펀드투자 등으로 8억3000여 만원을 사용하고, 청소년인성교육·현장교실 지원금 5억4000만여원을 사적용도 등으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법 안동지원은 지난해 6월 최 관장에게 징역2년을 선고했지만 3개월 후 항소심에서는 범행을 뉘우치고, 피해금액 전부를 반환한 점, 고령의 나이 등을 감안해 징역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돈에 얽히고설킨 성균관 비리는 올해도 계속 이어졌다.

이번에는 성균관의 종무(宗務)를 집행·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재단법인 성균관이 문제였다. 성균관 재단은 유교조직을 대표하는 중앙기구다.

조인선 성균관 재단 이사장은 오랜 숙원사업인 천안 유림문화연수원을 완공하기 위해 정부에 허위 서류를 내고 국고보조금을 부당 지원받은 사실이 수사기관에 적발됐다.

청렴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종단에서 '급전'이 필요하자 사채까지 끌어 쓰며 증빙서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성균관 유림 사이에서도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조 이사장은 자신의 기소유예 처분을 놓고 검찰이 별다른 혐의점이 없어 처벌하지 않은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면서 재단 내부에서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조 이사장은 얼마 전 성균관 유림들에게 보낸 글을 통해 검찰 처분과 관련, "이는(기소유예 처분은) 진실의 승리였으며 거짓과 폄훼 등 비난을 버릇처럼 입놀림 하던 입에 철퇴가 가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성균관의 한 관계자는 "조 이사장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여전히 결백한 것처럼 떳떳하게 행동해 유림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며 "앞으로 재단 비리가 더 불어날까 걱정이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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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스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