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김종엽 기자]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 점점 더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중소기업 자금대출 비중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세 번째로 높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일 중소기업 자금조달 구조개선방안 연구보고서를 통해 '지속적인 자금 공급 확대에도 자금사정이 호전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국내 은행권의 중소기업 자금 공급은 2004년 243조 원에서 지난해 489조 원으로 배 이상 늘었다. GDP 대비 중소기업 자금대출 비중은 33.5%로, OECD 회원국 중 이를 조사한 26개국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중소기업 자금사정 지수도 2010년 88.9에서 지난해 80.1로 최근 4년 동안 계속 나빠지고 있다.
대한상의는 높은 간접금융 의존도와 단기 위주 대출 등이 중소기업 자금난을 고착화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한상의는 관계형 금융으로 자금조달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계형 금융이란 금융회사가 기업과 거래할 때 신용등급, 재무구조 등 정량적 기준 외에 지속적 거래, 접촉, 관찰, 현장방문을 통해 얻은 정성적 정보를 바탕으로 금융지원을 하는 기법을 말한다. 금융기관이 자금지원 외에 법률·컨설팅·교육 등의 비금융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중장기적으로 상생하는 협력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
상의 설문조사에서 대다수 중소기업(67.8%)은 관계형 금융이 자금조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실제로 관계형 금융이 활성화된 독일, 일본의 경우 대다수 중소기업이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지역 기반 금융기관을 주거래은행으로 해 장기간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금융이 발달했다. 우리나라도 중소기업의 99.0%가 주거래은행을 두고 있고, 74.1%는 10년 넘게 장기 거래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 외에 경영·회계·법률 등의 비금융 서비스를 받았다는 중소기업은 4.7%에 불과했다. 주거래은행은 있지만 관계형 금융은 초기 단계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