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일만에 부모 품으로 돌아온 세월호 희생자 고 황지현양이 실종자 유족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
황지현 양의 시신이 수습된 29일은 황양의 18번째 생일오 수학여행을 간다며 집을 나선지 197일째였다.
아직도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도 실낱같은 희망이 사라지면서 선체 인양이라는 여론에 밀리던 상황이었다.
"내 가족일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했죠. 하지만 실망보다는 누구 한 명이라도 이 고통을 덜게 된 것, 그리고 꺼져가는 희망이 살아났다는 기쁨이 더 커요." 실종자 가족들은 누구 한 명이라도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면 다행이라고 서로를 위로하며 황지현 양을 위한 조촐한 '생일잔치'를 열었다.
온 가족들이 눈물로 부른 생일 축하 노래를 들은 것일까. 황지현 양의 시신 수습은 번번히 실패하다가 '생일잔치'를 끝낸 뒤인 이날 오후 6시 18분께 마침내 거둘 수 있었다.
시신은 애초 발견 당시부터 여자화장실에서 발견된 점, 레깅스 차림인 점으로 미뤄 여성일 것으로 추정됐다. 실종자 10명 중 여성은 단원고 학생인 조은화, 허다윤, 황지현 양과 일반 승객인 이영숙 씨 등 4명이었다.
화장실과 가까운 4층 중앙 복도에서 목격했다는 생존자 진술로 미뤄 황지현 양이 유력했지만 역시 4층 중앙 객실에서 목격됐던 허다윤 양과 4층 선미 다인실에서 목격됐던 조은화 양, 3층에서 위층으로 올라갈 수도 있었던 이영숙 씨 역시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었다.
남성 실종자인 남현철·박영인군, 고창석·양승진 교사, 권혁규 군과 그 아버지 권재근씨의 가족도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그리고 "제발 이번에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기존 수색방식을 재점검해 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앞서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28일 오후 5시 25분께 선내에서 황양의 시신을 발견했으나 거센 유속 때문에 수습에 어려움을 겪다가 하루 뒤인 지난 29일 오후 5시 19분께 민간 잠수사를 투입, 한 시간여 만에 시신을 수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