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일본의 해외직접투자 확대가 우리나라의 대(對)일본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28일 발간한 '일본의 해외직접투자 확대가 한국의 대일 수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해외직접투자가 확대되면서 역수입이 늘어난 탓에 한국의 대일 수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해외직접투자 잔액은 1988년 1000억달러를 돌파 한 뒤 2008년 5000억달러, 2012년 1조달러를 넘어섰다. 일본의 제조업 해외직접 투자는 해외 수요가 늘고 엔화 강세, 일본 대지진 이후 공급망 다양화 추세에 따라 2005년~2012년에 3500억달러에 달했다.
해외직접투자는 일본의 국내 생산을 위축시켰다. 제조업의 해외생산 비중은 2003년 15.6%에서 2012년 20.3%로 9년 동안 5.3%p 높아졌다. 일본의 총수입에서 해외법인 생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3.3%에서 29.0%로 5.7%p 늘어났다. 반면 한국 수출 제조상품의 대일 수입시장 점유율은 과거 7% 중반에서 올해 6.7%로 하락했다.
제조업의 경우 일본의 해외투자 잔액이 1% 증가하면 한국의 대일 수출이 약 2.4%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섬유직물, 화학제품, 일반기계, 철강제품, 가전기기 등 품목의 일본 해외투자 확대가 한국의 대일 수출을 감소시켰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대일수출 증감률은 2011년 40.8%에서 2012년 2.2%, 2013년 10.7%로 급감했다.
보고서는 엔화약세로 일본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일본기업의 해외투자가 더욱 늘어나는 만큼 우리나라의 대일 수출 경로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해외투자기업의 현지조달이 증가하는 만큼 한국에서 일본의 해외법인으로 수출하는 방안이나 한국의 해외 생산법인에서 현지 일본업체 거래처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상봉 국제무역연구원장은"한국도 해외투자 확대가 국내생산 위축, 무역수지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핵심 부품 소재의 경쟁력 강화, 설계·디자인, 마케팅 등 핵심역량의 국내보유가 필요하다"면서"일본의 경우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수익률 저하로 서비스산업의 해외투자가 활발한 만큼 우리도 금융, 물류·유통 및 기술서비스 분야의 해외진출 확대를 통한 수익성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