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故(고)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접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이 여사를 접견했다. 박 대통령이 이 여사를 접견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며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인 2012년 8월 상도동과 동교동을 찾아 전직 대통령과 영부인을 잇달아 예방한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지난해 2월25일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내·외빈으로 참석한 이 여사와 인사를 나눴지만 따로 대화의 기회를 갖지는 않았다.
이날 접견은 이 여사가 지난 26일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5주기를 맞아 처음으로 추모화환을 보낸 데 대해 박 대통령이 답례 차원에서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 여사는 박 대통령에게 "북한을 한 번 갔다 왔으면 좋겠다"며 방북을 허락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지난 2년 전에 찾아뵀을 적에 하루속히 통일된 나라 만들어 달라고 당부하셨던 것 기억한다. 지금부터 차분히 통일 준비를 해 나가야 하지 않나 하는 마음에서 통일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다"고 설명하고 "제가 듣기로 북한 아이들 걱정하면서 털모자도 직접 짜시고, 목도리도 짜시고 준비하신다고 들었다. 북한 아이들에게 그런 마음, 정성, 사랑이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한 이후 나왔다.
이 여사는 "북한 아이들이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있기 때문에, 겨울 같은 추울 때 모자와 목도리 겸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짰다"면서 "그래서 북한을 한 번 갔다 왔으면 좋겠는데 대통령께서 허락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언제 한번 여사님 편하실 때 기회를 보겠다"고 답해 긍정적으로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환담은 당초 계획된 시간을 넘긴 50여분 동안 진행됐으며 환담이 끝난 뒤 박 대통령은 계영배를 이 여사에게 선물했고 이 여사는 전날 밤 손수 쓴 평화통일 휘호를 선물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