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경기 고양시가 수억원을 들인 방범안전망 통합 프로그램과 호환되지 않는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드러나 도(道)가 감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고양시에 따르면 시는 범죄예방과 시민의 안전을 위해 우범지역, 범죄 취약지역에 방범용 CC(폐쇄회로)TV 100여대를 추가로 증설하기로 하고 지난 6월께 입찰을 통해 A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시는 2011년 덕양구 행신동에 방범관제센터를 준공, A업체와 5억원을 들여 CCTV통합관제솔루션 소프트웨어를 개발, 관내 454개소에 CCTV 2080대를 설치해 운영 중에 있다.
시가 증설을 위한 공사에 대한 설명이나 규정을 적은 시방서를 보면 '시스템간 완전한 호환성, 연계성 등이 유지되거나 기존 운영중인 시스템 사양과 동등 이상 제품으로 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합 뒤에 업체를 바꿀 때에는 감사의 지적이 있거나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시는 시방서와는 다르게 낙찰 받은 A업체가 프로그램이 호환되지 않는 카메라를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을 내줬다. 이로 인해 5억원을 들여 개발한 프로그램이 무용지물이 될 처지에 놓였다. 또 앞으로 다른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예산도 투입돼야 하는 실정이다.
현재 일부 업체들이 이같은 내용을 토대로 경기도에 진정서를 내 감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경찰 등의 요구로 기존 SD급(41만 화소) 카메라 중 256대를 풀HD급(130만 화소)으로 교체해 운영한 결과 화면 끊김 현상과 음향 문제 등이 발생해 업체 측에 개선을 요구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모니터링 집중도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다른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A업체 관계자는 "교체돼야 할 객관적인 근거도 없고 시방서에 명시된 기존 프로그램과 호환연동이 안되는 업체와 계약을 체결함으로서 설계가 기준으로 5억원의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해당 공무원이 프로그램 운영을 해보지도 않고 검증도 안된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