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일한합동선교세미나' 모습.   ©이동윤 기자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일간의 교회협력과 상호선교 및 두 민족의 화해에 기여하기 위한 '2014년 일한합동선교세미나'가 한일친선선교협력회(회장 박달용) 주최로 28일 서울 중구 정동 구세군서울제일교회에서 열렸다.

▲오야마레이지 목사(일한친선선교협력회 회장).   ©이동윤 기자

세미나 일본측 발제를 맡은 오야마레이지 목사(일한친선선교협력회 회장)는 "와세다 대학의 미즈노 다스쿠 교수는 '일본 고대 동국의 귀화인과 문화'라는 논문에서 고대 일본인의 62%가 한반도로부터 건너온 사람들(외래인)이라고 말했다. 일본 고대 동국의 귀화인들이란 신라가 중국 당나라와 손을 잡고 고구려와 백제를 무너뜨렸을 때, 백제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을 말한다"며 "그 이후에도 한국인들의 도일은 끊이지 않았으며, 저의 소견으로는 현재 일본인의 90% 가까이가 한반도로부터 건너온 도래인 이거나 그 후손으로 한국인과 일본인은 거의 같은 민족이라 말할 수 있겠다"고 한국에 대한 친근감을 나타냈다.

이어 "한국어와 일본어는 같은 우랄알타이어계 언어이고, 문화와 여러 종교 또한 한반도에서 유입된 것으로써, 한국인과 일본인은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집과도 같은 멀고도 가까운 관계라고 본다"고 한국과 일본은 문화 등 여러 면으로 유사하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하지만 그는 "일본인과 한국인은 많은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후천적 환경요건에 의해서 상이한 국민성도 많다고 본다"며 "예컨대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북으로는 오랑캐로부터 남으로는 왜구의 침략을 많이 받으며 살아왔기 때문에, 적과 아군 이른바 흑백을 분명히 가리는 국민성을 지녔다고 생각한다"고 한국과 일본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반대로 섬나라인 일본은 외세의 침략을 받음이 없이 살아왔기 때문에, 섬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서로를 의지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고, 따돌림당하는 것을 무엇보다 두려워하고 민감해 한다"면서 "그래서 색깔로 말하는 흑백보다는 회색을 선호하는 민족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인인 기독교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기독교가 갖는 유일신 신앙의 배타성 때문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야마레이지 목사는 한국교회와 일본교회의 역사적인 면도 설명하며 "한국과 일본의 국민성의 차이는 제2차 세계대전 중 한국교회가 제국주의 일본정부의 종교정책에 타협하지 않고 순교자를 배출했으나, 그러나 일본교회는 타협해 순교자가 없었다는 점을 보아도 그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며 "이러한 국민성의 차이는 결과적으로 종전 후 교회성장에 서로 다른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오야마레이지 목사는 성경을 통해 삶에 큰 변화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성경에 나온 형제와의 화해의 메시지에 큰 감명을 받고, 과거 일본이 아시아인들에게 자행한 악행에 대해 사죄해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부터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모아 해외선교회를 결성하고 아시아의 형제들에게 사죄를 구하는 사죄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며 일본이 자행한 제암리교회 학살 사건의 진실을 보면서 제암교회당을 건축하기로 맘먹었다고 말했다.

이후 일본에서 사죄 모금을 통해 기금을 모았고, 교회당을 건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야마레이지 목사는 "진정한 화해를 위해서는 먼저 사죄가 필요한 것"이라며 "가해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사죄와 보상이며, 피해자의 아픔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화해와 일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리스도인들이 반드시 하나가 돼 있다고는 볼 수 없다. 같은 성경을 읽고 같은 믿음을 갖은 사람들도 복음주의가 있고 성령파가 있다. 보수주의가 있고 자유주의자들이 있다. 개신교와 가톨릭, 그리고 그리스도 정교회가 있다. 이 모든 것들이 그리스도교가 일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증거하는 것"이라고 연합과 일치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한국측 발제자로 나선 정구종 교수(동서대 석좌, 일본연구센터 소장)는 '한일 양국의 화해와 선교 발전을 위한 기독교인의 역할'이라는 발제에서 "제암리교회 신도 학살사건은 오야마 회장의 지적대로 일제가 식민한국에서 저지른 잔학행위의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일본교회가 한국의 제암리교회 비극의 현장을 여러 차례나 찾아가 유족들에게 사죄하고 교회재건을 위해 일본교회로부터 모금한 교회 신축기금을 전달함으로써 교회가 다시 서게 하는 등의 어려운 일을 해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같은 노력은 한일간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는 사죄와 화해의 실행"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정 교수는 또 "일한친선선교협력회에서 한국에 파견한 요시다 고조 목사는 일본의 신문 오피니언란에 실린 기고에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재해복구를 위해 한국정부와 구세군 등 한국교회가 보내준 지원에 대해 평가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이 지난 오늘날 일본에서 '혐한, 반한' 구호와 행동이 일어나고 있고 주간지에서 한국을 매도하는 기사와 그 광고가 신문의 광고란에 실림으로써 많은 일본인들이 혐한 또는 반한 감정을 갖게 됨을 한탄했다"며 "일본에는 오야마레이지 회장과 요사다 고조 목사와 같은 분이 일본의 과거사를 부정하고 혐한과 반한 감정을 부추기는 사람들보다 훨씬 많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진 이들이 선한고 밝은 길을 가도록, 한국국민들도 협조하고 격려와 성원을 보내줄 것을 호소한다"면서 "믿음으로 함께하는 한일·일한 친선선교협력회가 앞장서서 그같은 질서의 구축을 향해 협력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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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