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현 회장의 순환출자구도에 이어 지배구조 리스크도 해소해 책임경영 구도를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27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 회장 일가는 이날 현대글로벌로부터 119만1360주(6.07%)를 특수관계자간 주식이동을 통해 확보, 현대글로벌(9.71%)과 함께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가 됐다.
현 회장 일가는 대신 현 회장과 모친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 장녀 정지이 현대상선 전무, 차녀 정영이 대리, 장남 정영선씨 등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상선의 지분 2.04%(372만3040주) 전량을 현대글로벌에 넘겨 지분을 맞교환했다. 이에 따라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는 현정은 외 20인으로 변경됐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전체 지분의 외부 매각이나 감소 없이 주식맞교환거래를 통해 지배구조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는 것은 물론 현정은 회장의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등 핵심계열사에 대한 책임경영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로지스틱스 매각 후 순환출자 문제와 함께 고질적 위험요인이었던 지배구조와 관련한 위협요인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지배구조 구도 형성으로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의 경영권 위협을 노출시킨 기존 지배구조 리스크도 일부 해소해 경영권 위협을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현 회장과 오너 일가(17%), 현대글로벌(9.71%)을 포함한 현대엘리베이터 우호 지분율은 47%대로 쉰들러(21.50%)의 2배 이상이다.
앞서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를 일본계 금융자본인 오릭스에 매각, '현 회장→현대글로벌→현대엘리→현대상선→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새로운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끊은 바 있다.
한편 현대그룹은 지난해 3조3000억원의 선제적 자구안을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2조8200억 원 규모의 자구안을 실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