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김종엽 기자] 한국 씨티은행은 27일 은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와 주주총회를 잇달아 열고 박 수석부행장(기업금융그룹장)을 차기 행장으로 임명했다.
행추위는 "박진회 수석부행장은 1984년 씨티은행 서울 지점 입사 이후 씨티그룹이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만장일치로 박 수석부행장을 차기 은행장 후보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박 신임 행장은 하영구 씨티은행장의 뒤를 이어 앞으로 3년간 한국 씨티은행을 이끌게 된다.
박 신임 행장은 2001년 현 한국 씨티은행의 전신인 한미은행에 합류해 기업금융본부장과 재무담당 부행장을 지냈다. 또 2004년 미국 씨티그룹이 한미은행을 인수한 이후에는 경영그룹 지원장과 기업금융그룹장을 차례로 역임했다.
이번 박진회 호 출범으로 한국시티은행은 새로운 은행장 체제로 접어들게 됐다. 특히 한미은행이 씨티은행에 인수된 이후 첫 행장 교체다. 금융권은 박 신임 행장의 과제로 지속적인 실적 부진에 빠진 한국씨티은행의 수익성을 어떤 식으로 만회할 것인가를 꼽고 있다. 한국씨티금융은 지난 2분기 81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직원들의 대규모 희망퇴직에 따른 퇴직금 지급을 고려하더라도 씨티은행의 영업실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작년 말 기준 0.13%로 시중은행 평균(0.34%)에 크게 못 미쳤다. 다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작년 말 기준 1.33%로 시중은행 평균 4.57%를 크게 밑돌았다.
때문에 수익성 강화와 함께 사업 구조조정 마무리도 박 신임 행장의 과제로 남았다. 또한 미국 씨티그룹은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을 매각하고 소매금융과 기업금융 집중방침을 밝혔고 한국씨티금융지주와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합병을 완료했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박 신임행장 체제에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이미 27일 아침부터 출근 저지 투쟁에 들어갔다. 노조는 본점 로비에 천막을 치고 사퇴 시까지 퇴진 농성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박 내정자는 중견기업 대출을 자신의 관할 아래로 가져와서는 사업이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만든 장본인"이라며 "더구나 소비자금융을 알지 못하는데 제대로 된 경영을 펼칠 리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씨티은행 노사는 지점폐쇄와 구조조정으로 내홍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