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의 임진각 대북전단 살포 시도가 파주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의 저지로 일단 무산됐다.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40여 명은 25일 오후 1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북한 체제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대북전단 5만~10만 장을 대형 풍선에 매달아 북으로 날려보낼 계획이었으나, 미리 길을 막고있던 파주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들이 저지했다.

'민주회복 파주시국회의' 등 진보 시민단체 회원들과 주민들은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하기 위해 전날 저녁부터 임진각에서 텐트를 치고 노숙하며 미리 대기하고 있었다.

또 지역 주민들은 오전 9시부터 농사용 트랙터 19대를 몰고 와 임진각 진입로를 막았다.

5일 오전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등 보수단체가 4~5만장의 전단이 담긴 대형풍선을 북한으로 띄워 보낼 계획인 가운데 민통선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지역주민들이 트랙터 등 농기계를 끌고 나와 전단 살포를 저지 할 준비를 하고 있다. 2014.10.25.   ©뉴시스

보수단체의 전세버스가 오전 11시 넘어 임진각 입구 200여m 전방에 도착하자 주민·시민단체 회원 등 200여 명은 버스의 임진각 진입을 가로막았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버스에서 내려 항의하자 시민단체 회원들은 계란을 4~5개을 던졌으며 "주민 생존권 무시하는 전단 살포를 중단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양측 회원들이 서로 비난하며 설전을 벌이는 대치상황은 30여 분 간 이어졌다.

그러나 경찰이 사이에 끼어 두 단체의 직접적인 접촉을 막아 물리적 충돌까지 가는 불상사는 없었다.

대치상황은 경찰이 나서 두 단체를 분리하면서 끝이 났으나 각기 별도의 장소에서 오후 2시 넘어서까지 집회를 이어갔다.

최우원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대표는 버스 앞 집회에서 "평화단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우리 트럭을 습격, 전단과 풍선을 강탈해갔다"며 "이에 굴하지 않고 북한 전역이 전단으로 덮일 때까지 멈추지 않고 대북전단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전단과 풍선을 강탈한 이들은 선량한 주민이 아니라 북의 사주를 받은 종북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대치 상황 후 300여m 떨어진 임진각 주차장으로 자리를 옮겨 반대 집회를 열었다.

대북전단 살포 및 애기봉 등탑 반대 주민 공동대책위원회 대표인 이적 목사는 "갈등만 유발하고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대북 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기업인들의 모임인 (사)남북경협경제인연합회 회원들도 성명서를 통해 "전단 살포는 통일을 위한 것이 아니라 5천만 국민에 불안감을 주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1천여 개 남북경협 기업인들의 피눈물을 헛되이 하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양 측간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임진각 주변에 14개 중대를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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